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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이다. (2019년 상반기 말씀잔치 파견미사 강론)
   2019/06/18  11:24

2019년 상반기 말씀잔치 파견미사

 

2019년 6월 15일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루카관

 

찬미예수님, 2019년 상반기 말씀잔치 파견미사를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의 하느님이 같은 신성을 지니시며, 세 분 하느님이 아니라, 세 위격이신 한 분 하느님, 곧 삼위일체 하느님으로 계신다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께서 열렬히 주고받는 사랑이 새로운 위격으로 뭉쳐진 것이 성령이기에, 삼위일체 하느님은 내적으로 긴밀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계십니다.

 

제1독서 잠언(8,22-31)에서는, 한 처음 천지가 생기기 전에 영원으로부터 성부의 품속에서 지혜가 모습을 갖추었으며, 성부께서는 이 지혜에 비추어 천지를 창조하였다고 하는데, 지혜는 성부의 사랑받는 아이 곧 성자로서, 성부께 즐거움이 되었고 그분 앞에서 뛰놀았으며, 사람들은 지혜의 기쁨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낙원에서 원죄이전의 사람들은 하느님의 기쁨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16,12-15)에서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제자를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성령은 스스로 이야기하시지 않고 들은 것만 이야기하시며, 성령은 성부에게서 모든 것을 받은 성자께 다시 받아 제자들에게 알려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므로 성령은 성부의 모든 것 가운데 특히 사랑을 가득 받은 성자께 그 사랑을 다시 받아 제자들에게 주는 사랑의 성령이라 할 것입니다. 진리의 성령이시고, 사랑의 성령이시죠.

 

제2독서 로마서(5,1-5)에서는, 믿음으로 의롭게 된 신자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평화를 누린다고 합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부어졌기 때문에 현세의 환난을 통해 인내와 수양을 거쳐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밝힙니다.

 

오늘 말씀을 살펴보니,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을 약속하셨습니다(복음). 믿음으로 의롭게 된 신자는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현세의 환난을 이겨내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갖게 됩니다(2독서). 낙원에서 사람들은 하느님의 기쁨이 되었습니다(1독서).

 

질문) 낙원의 사람들처럼 오늘날의 사람들도 하느님께 기쁨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함께 가톨릭 성가 <선한 사람 아흔 아홉 보다>를 불러보겠습니다. (~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하늘나라에서는 더 기뻐할 것이다.) 이는 루카복음 15,7절의 말씀인데요. ‘양 백 마리를 가진 목자가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그냥 두고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고, 찾은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와 친구와 이웃에게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습니다.’하죠. 하느님은 ‘사람을 천사들 보다는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주셨기에’(화답송),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께서도 사람의 회개를 기뻐하시는 것이지요.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충만히 받았습니다. 성부께서는 우리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고, 성자께서는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 제사의 희생 제물로 목숨 바쳐 우리를 사랑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성령을 보내주셨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저버리고, 또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진리를 저버리고 죄를 짓습니다. 이때 주저앉지 말고, 얼른 회개하여 하느님의 기쁨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처럼, 아버지의 집에는 먹을 것이 많으니 얼른 돌아가도록 합시다(루카 15,17 참조).

 

그리고 낙원의 사람들처럼 지속적으로 하느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야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기도서’의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기도를 자주 바치면서, 언제나 성령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것을 더 많이 찾고 실천하여,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