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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윤일 요한 성인의 생애 (관덕정 후원회원의 날 미사 강론)
   2019/09/18  9:27

관덕정 후원회원의 날 미사

 

2019년 9월 7일 관덕정순교기념관

 

찬미예수님, 관덕정에 오면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순교하셨으며, 대구대교구 제2주보이신 이윤일 요한 성인이 생각납니다. 이윤일 요한 성인은 충청도 홍주(오늘날의 홍성)에서 중인 집안에 태어나셨습니다. 이윤일 성인은 홍주를 떠나 상주 갈골에 살다가 부친이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시자, 처가 식구들(순교자 박사의 후손)이 많이 살던 문경 호항리(여우목)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여우목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수계생활을 하였으며, 공소회장을 맡아 외교인들을 권면 입교하며 신자들을 잘 이끌었습니다. 1866년 11월 18일(음력 10월 12일) 여우목 마을에 들이닥친 문경 포졸에 의해, 성인의 여덟 식구와 동네 교우들 합쳐 약 30여명이 문경 관아에 끌려갔습니다. 문경에서 3일 있다가 상주 진영으로 압송되었는데, 상주 진영에는 모두 70여명이 잡혀왔습니다. 상주에서 두어달 가량 갇혀있으면서 목사에게 3차례 심문을 받았으며, 그동안 성인의 두 살난 손녀가 죽었습니다. 성인은 교우들을 권면하며 옥중에서 아침 저녁 기도를 함께 바치며 항상 웃으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상주 감영에서는 신자를 세편으로 갈랐는데, 빈곤한 사람과 여자와 어린이 등 풀어줄 사람들, 배교하지 않겠다고 말하여 죽여야 할 사람들, 그리고 이윤일 성인과 한실 공소회장 김예기와 그의 형제 김인기 세 사람은 사학 괴수라 하여 따로 사형 받을 사람들 이렇게 갈랐습니다. 이때 성인의 아들 이의서 마티아와 큰 며느리 박 아녜스와 모친과 누이가 풀려납니다. 그러다가 성인이 대구 경상감영으로 이송될 때 자손들을 불러 말합니다. “나는 이제 치명하러 가니 너희는 가서 열심히 수계하다가 나를 따르라.”하고서는 치명하는 장소에는 오지 말고 치명 장면도 보지 말라 하였습니다. 상주에서 대구 경상감영으로 끌려온 지 삼일 째 되는 날인 1867년 1월 21일에 이윤일 성인과 김예기 김인기 형제는 각기 마지막 상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 울었지만 성인은 “천주가 먹으라 하신 음식을 먹지 않고 울긴 무슨 연고이냐?”며 권면하고 음식을 다 먹었다고 합니다. 성인과 김예기, 김인기 형제는 관덕당 앞에 묶인 채 끌려나왔는데 사형터에는 사지를 묶는 막대기 넷이 땅에 박혀 있었습니다. 첫 차례로 성인이 처형 받게 되자, 주머니에서 엽전 닷 냥을 꺼내 희광이에 주며 ‘자네들이나 나나 고생하지 않기 위해 한 칼 단번에 내 목을 잘라주게.’라고 하였습니다. 그 후 희광이가 성인을 엎드리라고 하자, 성인은 엎드렸다가 다시 일어나 성호를 긋고 스스로 엎드려 나무토막을 목에 괴고, 사지를 각각 잡아매라 하였습니다. 이렇게 성인은 관덕당 사형장에서 장날에 모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참수 순교하셨으며, 당시 성인의 나이는 52세였습니다. 성인의 유해는 사형터에 임시로 묻혔다가, 약 2달 후 봉분을 크게 만들었으며, 2년 후 후손들이 대구 비산동 날뫼 뒷산으로 이장하였다가, 1912년 후손들이 경기도 용인군 묵리로 이사를 가며 그곳으로 이장하였다가, 1976년 6월 24일 미리내 성지의 무명 순교자 묘역으로 이장되었다가, 1987년 1월 21일 대구대교구 성모당 제대에 안치하였고, 그날 이문희 대주교님은 이윤일 성인을 대구대교구 제2주보로 선포하셨습니다. 이후 관덕정 순교기념관이 건축되고 나서 이곳 성당 제대에 1991년 1월 20일에 모셨습니다.

 

이윤일 성인 관련 성지는 홍주, 상주 갈골, 여우목, 상주 진영, 경상 감영, 관덕정입니다. 홍주는 오늘날 홍성입니다. 상주 갈골은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여우목 성지는 여우목 아랫마을 자리로, 서치보 요셉과 아들 가운데 대구 감영에서 옥사한 서인순 시몬의 무덤이 있으며, 관덕정 순교기념관에서 세운 이윤일 성인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한편 이윤일 요한 성인이 사셨던 곳은 여우목 큰 마을이라 불리며 여우목 성지에서 조금 더 차를 타고 이동하면 <여우목교우촌>이라는 팻말이 나옵니다. 마을 중간에 <여우목 교우촌 성지>를 조성하고 2017년 9월 20일에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님과 안동교구 권혁주 주교님께서 축복미사를 거행하셨습니다.

 

관덕정 후원회원 여러분, 우리는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으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순교자들 또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사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순교자들을 본받아 이웃을 사랑하고 우리가 받은 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우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