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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안식을 주겠다 (위령의 날 둘째미사 강론)
   2019/11/14  10:19

위령의 날 둘째미사

 

2019년 11월 2일 교구청 성직자 묘지

 

찬미예수님. 위령의 날을 맞아 성직자 묘지에서 연옥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위령 미사를 봉헌합니다. 이렇게 연령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에 근거합니다. 통공 교리는, 천상 교회와 지상 교회와 연옥 교회의 신자들 곧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모두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각자의 선행과 공로가 모두에게 전달되고 교류된다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947항 참조). 그래서 각 교회에 속한 신자들은 다른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고, 또 전례에 의한 하느님의 은총을 전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옥에 있는 연령들은 수동적인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 신자들의 기도와 전례에 의한 은총을 받기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령들이 정화의 시기를 마치고 천상으로 올라가면, 자신들을 위하여 기도해준 신자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입니다.

 

고해 성사를 받은 영혼은 죄를 모두 용서 받지만, 잠벌이 남기 때문에 지상에서 잠벌을 치러야 하고, 필요한 경우 연옥에서도 잠벌을 치러야 합니다. 이러한 잠벌을 사면해 주는 것이 대사입니다. 위령의 날에 성당이나 경당을 방문하여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거나,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어느 날이든 묘지에 참배하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는 연옥 영혼에게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를 얻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이 죽은 이들을 위하여 대리 기도의 방식으로 대사를 넘겨주는 것은 탁월한 방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교황령 ‘대사 교리’, 8항 참조). 전대사를 얻으려면 정해진 선행, 예컨대 묘지 방문을 하면서 세 가지 조건, 곧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를 해야 합니다(대사 규범 제7조). 이 세 가지 조건 중에, 고해 성사는 며칠 전이나 후에 받으셔도 되지만, 영성체와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는 선행 실천 당일 곧 묘지를 방문하는 날에 하는 것입니다(대사규범 제8조).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칩니다(대사규범 제10조) 한국에서는 주모경을 바치곤 했습니다. 혹시 교우의 초상집이나 묘지에서 연도하실 때 마지막에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치는 것을 보셨다면 전대사를 받아서 연령에게 넘겨주던 흔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대사는 하루에 한 번만 얻을 수 있지만, 부분 대사는 여러 번 얻을 수 있습니다(대사규범 제6조).

 

대구 성직자 묘지 문 양쪽 기둥에 라틴어로 HODIE MIHI, CRAS TIBI가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내일 너에게’입니다. 마치 먼저 떠난 영혼들이 ‘죽음이 오늘은 나에게 왔지만, 내일은 너에게 올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자, 먼저 세상을 떠난 소중한 분들을 한 번 떠올려 봅시다. 그분들의 얼굴, 모습, 음성을.. 그런데, 아 좀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나시는 분이 계십니까? 예수님과 다들 함께 계시는데, 어떤 분이 홀로 외로이 계신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혹은 모르는 분인데도 뉴스나 소식을 통해 접하면서 ‘어찌하나, 안타깝다.’ 생각되신 분이 계십니까? 그러시다면, 마침 오늘 위령의 날, 묘지에 오셨으니, 연령에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를 받아 넘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미사 후에 모두 교황님의 지향을 위한 주모경을 바치시기를 바라며, 미사 때 경건하게 영성체를 하시기 바랍니다, 고해성사를 받으셔야 하는 분은 이미 두 가지를 채웠으니, 이른 시일 안에 고해성사를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위령 성월에 연령들을 위하여 많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그러므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분들이 천상에서 예수님 품에 안기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합시다. ‘주님 연령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그분들도 천상에서 우리들을 위해서 기도하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