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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청년국 송년 감사미사 강론)
   2020/01/03  10:29

청년국 송년 감사미사

 

2019년 12월 28일 6시 대안성당

 

찬미예수님,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거행하고 있으며, 올해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송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전례에는 성가정 축일 답게 가정생활에 관한 내용과 성가정의 모범이 등장합니다. 우선 제1독서 집회서는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를 공경하면 죄를 용서받는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부모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슬프게 하지 말며,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업신여기지 말라.’고 하네요. ‘효행은 죄를 상쇄할 수 있다.’고 하구요. 화답송에서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의 아내는 풍성한 포도나무 같고 그의 아들들은 올리브 나무 햇순 같을 것’이라고 하죠. 그리고 제2독서 콜로새서에서는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고 서로 용서하라, 사랑하라, 평화를 누리라. 감사하라.’합니다. 가정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녀를 들볶지 말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성가정도 사실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요셉은 사랑하고 약혼한 마리아가 아기를 가진 것을 알고 파혼을 고민하다가 꿈에 지시를 받고 결혼을 하였지요. 또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님을 방문한 동방 박사들이 돌아간 다음 꿈에 지시를 받고 아기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이집트로 피난하구요. 그리고 헤로데가 죽자 꿈에 지시를 받고 이스라엘 땅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나 헤로데의 아들이 유다 땅을 다스린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죠. 다시 꿈에 지시를 받고 결국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에 정착합니다.

 

인생이란 순탄하고 내가 생각한 대로 모두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아니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에는 시련과 고통을 있게 마련입니다. 성가정을 지킨 요셉을 보니, 요셉은 많은 경우에 자신의 뜻을 내세우지 않고 꿈에 지시받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죠.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하신 성모님과, 부부라서 그런지 서로 닮았네요. 그 결과 요셉은 “그는(아기 예수님이죠),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하신 예언을 성취시킵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자신을 통하여 이루어지도록 한 것입니다.

 

그렇죠. 인생이란, 크고 작은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도 그것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하나씩 풀어가는 여정입니다. 자, 여러분의 올해는 어땠습니까? 돌이켜 보니 감사할 일이 더 많습니까? 아니면 힘들었던 일이 더 많습니까?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자꾸 생기고, 짜증내면 짜증낼 일이 더 생긴다고 합니다. 모두들 ‘올해 감사할 일들이 아주 많구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올해 ‘아 내가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구나.’라고 후회되는 일이 있으신가요? 살다보면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속으로 후회와 회한의 눈물을 삼키며 우울하고 슬프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한 번 실패했으니 내 인생은 끝장이라고 생각하는 <고정 마인드셋>은 싹 내다버려야 합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할 것을 추구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춰야 하구요. 루카 복음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서, 아버지 생전에 미리 받아낸 유산을 다 탕진한 둘째아들은 굶어 죽을 처지가 되자, 정신 차리고 상황을 바로잡습니다. ‘아버지의 집에는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아버지께 가서,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말해야겠다.’(루카 15,18 참조)라고요. 성장했죠. 실패를 통해서 배웠네요, 다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성장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울과 슬픔에서 얼른 빠져 나오세요.

 

오늘 송년 감사미사에서, 우리 인생의 끝도 생각해 봅시다. 매년 감사하며 살고 또 성장하며 살다가 인생의 끝에, 영성체후기도처럼 ‘성가정을 본받아, 현세의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마침내 영원한 천상가정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이렇게 노력해봅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