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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두 나에게 오너라. (2020년 위령의 날 미사 강론)
   2020/11/05  13:36

2020년 위령의 날 미사

 

2020년 11월 2일 위령의 날 교구청 성직자 묘지

 

찬미예수님. 오늘은 위령의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며, 특히 연옥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이렇게 연령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에 근거합니다. 천상과 지상과 연옥의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각자의 선행과 공로가 모두에게 전달되고 교류되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947항 참조).

 

고해 성사를 받은 영혼은 죄를 모두 용서 받지만, 잠벌이 남기 때문에 지상에서 잠벌을 치러야 하고, 필요한 경우 연옥에서도 잠벌을 치러야 합니다. 이러한 잠벌을 사면해 주는 것이 대사입니다. 위령의 날에 성당이나 경당을 방문하여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거나, 또는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어느 날이든 묘지에 참배하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는, 연옥 영혼에게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를 얻습니다. 전대사를 얻으려면 정해진 묘지나 성당을 방문하면서, 세 가지 조건, 곧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를 채워야 합니다(대사 규범 제7조). 이 세 가지 조건 중에, 고해 성사는 며칠 전이나 후에 받으셔도 되겠지만, 영성체와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는 선행 실천 당일 곧 묘지나 성당을 방문하는 날에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대사규범 제8조).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칩니다만(대사규범 제10조), 한국에서는 주모경을 바치곤 했습니다. 전대사는 하루에 한 번만 얻을 수 있지만, 부분 대사는 여러 번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대사규범 제6조). 그러므로 위령성월에 1일에서 8일까지 정해진 장소에서 조건을 채우면, 날마다 한 번씩 연령에게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를 얻게 되겠습니다.

 

이런 사실은 매년 설명해드려서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우리는 코로나19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괄고백과 일괄사죄 예식>도 거행하였습니다.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셨습니다. 어디에서든 명단을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합니다. 이제 익숙해지셨습니까? 네 잘 하고 계십니다. 이런 방역 지침 준수는 타인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차단하여 서로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내 이웃을 사랑하는 애덕 실천도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코로나로 힘겹게 지내는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하십니다. 자. 오늘 여기에 잘 나오셨습니다. 성체의 형상 아래 오시는 예수님께서 “나에게 오너라.” 하시니까요. 두려움에 방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미사 거행에서 예수님을 모시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힘차게 오셔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햇볕을 쪼이고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시면 좋겠고 또 이웃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할 것을 찾아도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연령에게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도, 물론 세상을 떠나신 분이 계시다면 그 가족 친지를 챙겨야 하겠습니다만, 전 세계에서 4600만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120만 명이 세상을 떠난 올해에는, 연옥에서 가장 작은이들 특히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기억해 주는 이도 없는 연령에게 양보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들이 하느님 품속에 도착하면 틀림없이 모든 성인의 통공에 의해 양보한 이들에게 감사하여 전구의 기도를 할 것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하느님을 사랑하는 신앙생활을 잘 하기 위하여 먼저 각자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건강을 챙겨야 하겠습니다. 이는 동시에 이웃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감염을 막는 사랑의 실천이 됩니다. 그리고 전대사도 여건이 되시면 세상을 떠난 이들 가운데 작은이들에게 양보해 주도록 합시다. 올해 2020년 코로나 상황 속에서는 이렇게 애덕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