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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연중 제3주일 평화방송미사 강론)
   2021/01/28  14:29

연중 제3주일 평화방송 주일미사

 

2021년 1월 24일

 

찬미예수님, 오늘은 연중 제3주일이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9년 9월,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로 제정하신 ‘하느님의 말씀 주일’입니다. 자의 교서의 제목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는 루카 복음 24장 45절의 성경 말씀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엠마오로 침통하게 가던 두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하루 종일 그들과 함께 걸으시며 성경 말씀을 설명해 주십니다. 저녁에 빵을 떼어 나누시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주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이어 두 제자는 급하게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열한 제자와 동료들에게 겪은 일을 설명합니다. 그때 예수님이 다시 나타나십니다. 제자들이 믿지 못하고 놀라워만하고 있었기에, 예수님은 물고기 한 토막을 잡수시며 안심시키신 다음,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영원으로부터 성부의 품속에 계시던 말씀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고자, 사람이 되셨던 것입니다. 이어 성부의 뜻에 순명하여 죽기까지, 더욱이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 인간을 사랑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마음을 열고, 지금은 우리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해주시는 뜻은, 사람들이 말씀이신 예수님 당신을 잘 알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사랑의 말씀을 주실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처럼 좋은 땅으로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하느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요한 14,15), 또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요한 14,23)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마르 12,30참조)은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순명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하고 선포하십니다. 여기에서 ‘회개하라.’는 것은 하느님 말씀에서 벗어나고 빗나가, 내 맘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던 삶에서 방향을 바꾸어, 이제 하느님을 향하라는 초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찾지 않고, 하느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됩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예수님은 시몬과 안드레아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하고 부르십니다.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갑니다. 또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부르시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도 삯꾼도 배도 남겨두고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말씀을 듣고 방향을 바꿉니다.

 

제1독서에서 요나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니네베 사람들도 하느님을 믿고 변화했습니다. 단식을 하고 자루옷을 입고, 악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회개합니다.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변화를 일으키고 회개하자, 하느님은 마음을 돌리시어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예수님을 만나자 깨닫고 변화되어 예루살렘으로 달려갑니다. 열한 제자가 예수님을 만나자 변화되고 목격증인으로 부활을 선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시몬,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은 예수님을 만나자 다 남겨두고 예수님을 따라 갑니다. 니네베 사람들도 변화했구요. 자. 이제는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개인적으로 성령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고 성경을 읽다가, 혹은 말씀 전례에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다가, ‘아, 내가 그를 용서해야 하겠구나... 아, 내가 이렇게 바뀌어야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여러분도 변화하십시오. 말씀을 듣고 변화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날마다 꾸준히 해야 하는 ‘회개’, 곧 ‘하느님을 향한 방향 바꿈’일 것입니다. 오늘 주님이 초대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