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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과 친교의 공동체 (공동체와 구역의 날 미사 강론)
   2021/10/19  14:52

공동체와 구역의 날 미사

 

2021년 10월 16일, 교구청 대강당

 

찬미예수님, 오늘 2021년 대구대교구 공동체와 구역의 날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는 올해와 내년은 말씀의 해로, 2023-24년은 친교의 해로 지냅니다. 이 말씀과 친교 모두 본당의 소공동체, 구역공동체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먼저 말씀에 관해 살펴봅니다. 하느님은 말씀을 통하여 세상을 창조셨으며, 구약의 예언자와 성경 인물들을 부르시듯, 또 신약의 제자들을 부르시듯, 오늘날의 우리도 부르시고 계십니다. 구약에서 하느님께서는 성조를 부르시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려주셨으며, 이집트에서 고통을 겪는 이스라엘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광야로 부르셨습니다. 부르셔서 하느님 예배의 공동체로 만드셨습니다. 이집트가 모든 맏물이 죽임을 당하는 열 번째 재앙을 겪을 때,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지시한 대로 문설주와 상인방에 어린양의 피를 바르고 양고기와 쓴 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먹는 파스카 예식을 지냈고, 시나이 산에서는 계약을 맺어 하느님의 백성, 예배 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신약에서 성부께서는 당신 말씀이 전해지도록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로만 그치시지 않고, 인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당신 목숨을 바친 큰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며 사랑의 계명을 주시고, 당신의 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며 성체성사를 세우셨고, 그 성체성사가 계속 거행되도록 성품성사도 세우셨습니다.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여 기도하는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하신 예수님은, ‘당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는 성모님처럼 응답하고 당신을 따르도록 신자들을 부르십니다. 부르셔서 말씀과 성체와 성령을 통하여 함께하시면서, 기름부음 받은 그리스도를 뒤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이 사도 공동체, 전례 공동체가 되게 하십니다.

 

말씀에 이어 친교를 살펴봅니다. 친교는 라틴어로 Communio 영성체와 같은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친교는 우선 하느님과 맺는 친교입니다. 친교를 맺도록 하느님은 부르십니다. 이 부르심에 응답하면 교회를 이룹니다. 교회의 그리스말 ‘에클레시아’는 부름 받은 공동체, 부르심에 응답한 공동체, 말씀 듣는 공동체라는 뜻입니다.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죠.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네. 부르심에는 응답이 있어야 합니다. 이 혼인잔치는 먼 미래가 아니라 성당의 미사입니다. 사제가 말합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이렇든 미사는 하느님의 어린양, 참된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와, 당신 목숨으로 구원받은 교회 공동체 간의 혼인잔치입니다.

 

소공동체와 구역 공동체와 본당의 모든 분들, 우리 모두 응답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계십니다. 말씀과 성체와 성령으로 다함께 공동체를 이루라고 부르십니다. 성부 성자께서 주고받는 사랑이 뭉쳐서 새로운 위격의 성령이 되셨고 이 성부 성자 성령은 삼위일체 내적으로 사랑의 친교를 이루시면서, 우리를 삼위일체 사랑의 친교 공동체 안으로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네 여기 있습니다.’하고 응답합시다. 시편의 ‘주님의 집에 가자할 제 우리는 몹시 기뻤노라’[시편 122,1]를 힘차게 노래하며, 형제자매와 더불어 성당으로 갑시다. 2023년 친교의 해에, 말씀과 성체와 성령을 통해 하느님과 친교 공동체를 충만히 이루면 좋겠는데요. 그래서 지금부터 2022년 연말까지, 본당의 소공동체 구역공동체 그리고 모든 신자들은, 요즘 잘 안보이시는 형제자매들 찾아가서, 다함께 주님의 집으로 갑시다. 주님 말씀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잘 들을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와 내가 가서 함께 살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우리는 응답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