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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성소주일 파견미사 강론)
   2022/05/11  17:9

성소주일 파견미사

 

2022년 5월 8일 대신학원 성김대건기념관

 

찬미예수님,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주일입니다. 성소주일은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는 우선 1차적 부르심, 곧 세례성사를 받아, 원죄와 본죄를 용서받고, 성령의 궁전이 되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늘나라의 상속자가 되라는 부르심이 있습니다. 이어서 2차적 부르심은 혼인 성소를 존중하는 가운데, 사제성소, 수도 성소, 선교사 성소와 같이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세례성사를 받도록 초대하는 부르심입니다. 1차적 부르심은 자신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향한 것이고, 2차적 부르심은 ‘이웃의 구원과 영생을 위하여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 하는 부르심입니다.

 

성소주일은 착한목자 주일로 부르기도 합니다. “나는 착한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한 알렐루야에서도,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한 복음에서도, 양들을 위하여 목숨 바쳐 사랑하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소주일 중요한 것은 응답입니다. 양떼의 응답을 살펴봅니다. 본기도에서 “목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앞장서 가신다.”고 했고, 복음에서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들은 나를 따른다.” 했습니다. 양떼가 목자를 따라가는 것은 목자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입니다. 목자의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고, 양떼가 자기 맘대로 가고 싶은 데로 간다면, 늑대도 만날 수 있고,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양떼는 목자의 음성을 잘 듣고 그분이 부르시는 곳으로 가야만, 먹을 것과 잠자리,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제가 주일학교 캠파이어 노래를 하나 불러보겠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요. 그중의 하나 키가 크고요 나머지는 작대요. 오른손 올려요 왼-손 올려요 오른발 굴려요 왼-발 굴려요.” 마지막에는 “제자리 뛰어요 신나게 춤춰요.” 네. 여러분들 캠프 때 사회자 잘 따라했습니까? 사회자 말에 손을 올리고 발을 굴리고 신나게 춤추게 하는 이 노래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창세기 12장에 묘사된 것처럼, 아브람이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하고 부르심을 받았을 때, 고민했지만 결국 응답하여 길을 떠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비신학생의 과정에서 우리는 마치 하느님의 부르심에 처음 응답했던 아브람처럼 길을 떠납니다. 여러 양성 과정을 겪고 성장하여, 하느님으로부터 새로운 이름을 받았던 아브라함으로 거듭 나게 됩니다. 예비신학생의 양성과정과 대신학교의 양성과정을 통해서 예비신학생들이 계속 성장하여, 착한 목자 예수님처럼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병자들을 방문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성체를 모시게 하는 사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제 생활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맘대로 하는 삶은 아닙니다. 오히려 양떼를 위하여 목숨 바치신 착한 목자 예수님을 닮아 ‘신부님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하는 백성의 목소리를 들을 때, 하느님 백성이 가야할 방향을 하느님의 뜻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분별하여 찾고, 양떼를 이끌고 앞장서 가는 목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사제는 신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교회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목자로서 자신은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 정신>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매일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부르심에 응답하게 됩니다. 네, 부모님과 참석하신 모든 분들은 예비신학생들이, 앞장서 가신 예수님을 닮아 양떼를 사랑하고, 또 존경받는 착한 목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