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2024년 대구카리타스 관리자연수 감사미사 강론) |
2024/10/14 16:10 |
2024년 대구카리타스 관리자연수 감사미사
2024년 10월 10일(목)
찬미예수님. 2025년 ‘전례의 해’를 앞두고 열린 <2024년 대구카리타스 관리자연수>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대구카리타스 여러 기관장 및 실무책임자 121분이 연수에 함께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 전례는 1독서(갈라 3장)에서도 <성령>을, 복음(루카 11장)에서도 <성령>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복음에는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라는 핵심 구절을 중심으로, ‘빵 세 개를 꾸러 온 친구에게 벗이라는 이유로 일어나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할 지라도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라고 하시며 ‘청하라!’는 예화를 들려주십니다. 복음 마지막에 “악한 사람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는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고 하십니다. ‘악한 사람 – 자녀 – 좋은 것’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 – 청하는 이들 – 성령’의 대비를 볼 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청하는 이들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공동번역 참조)로 이해됩니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중점 사목 과제는 시노달리타스, 곧 ‘시노드 정신으로 함께 가는 것’입니다. 본당의 경우에는, 본당 신부님들은 성직주의를 내려놓고, 본당 간부들은 기득권과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본당 신자들은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만 하려는 포퓰리즘을 내려놓고, 모두 함께 모여, 우리 공동체에 성령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청하고, 성령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본당 공동체가 함께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십니다. 대구카리타스에서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도 세계주교시노드 제1회기 이후, 교황청 회의는 시노드 방식으로, 곧 성령 안에서의 대화로 바뀌었습니다. 2024년 2월에 경신성사부 회의에 참석한 저의 경험에 의하면, 강의 후에 성령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3분 가졌고, 조별 토론에서도 각자 3분씩 발표하고 마지막에 성령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3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 이전, 4년 전 회의에서, 어떤 이탈리아 주교님이 30분간 발언하셨는데 모두 잠자코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주교님이 참석하셨는데, 첫 조별 모임에서 10분간 발표하시고, 점점 3분으로 적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 사람의 발언이 아니라 골고루 발언하고 마지막에 침묵 중에 성령의 목소리를 듣는 3분의 시간을 갖는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아마 오늘 직접 해 보셨지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나마 더 잘 주시겠느냐.”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을 시작할 때 바치는 기도 곧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기도를 자주 바치면서, 성령께서 우리 대구카리타스를, 우리 공동체를, 우리 자신과 우리 가정을 이끌어 주시기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전례의 해’와 ‘성령 안에서의 대화’에 익숙해지도록 오늘 혹은 앞으로도 미사 강론 후의 침묵, 그리고 영성체 후의 침묵을 잘 지키면 좋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사제가 성작을 정리할 무렵부터는 성가, 반주, 묵상낭송을 적절하게 마무리하고, 모두가 침묵 중에 예수님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도, 막달레나도, 아브라함도 하느님을 만나서 변화하고 인생과 길이 변했습니다. 영성체 후 침묵 묵상에서 ‘아! 내가 카리타스인으로서 이렇게 해야 하겠구나.’하는 결심을 한다면, 하느님을 만났고 성령의 음성을 들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친교의 해’에 이어서, ‘전례의 해’에도, 대구까리따스인 여러분께서는, 까리따스의 사도, 곧 하느님 사랑의 사도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널리 전하는 사명을 잘 수행해 주시기를 독려합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