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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나에게 기도해 주렴 (위령의 날 미사 강론)
   2016/11/03  13:58

위령의 날

 

2016년 11월 2일 교구청 성직자 묘지

 

찬미예수님 오늘은 위령의 날입니다. 오늘 교회는 연령 곧 연옥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을 위한 위령 미사를 봉헌합니다. 교회가 이렇게 연령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에 근거합니다. 천상 교회(가톨릭교회교리서 1023-1029항 참조)의 성인들과 지상 교회(가톨릭교회교리서 954-962항 참조)와 연옥 교회(가톨릭교회교리서 1030-1032항 참조)의 신자들 곧 성도들이 모두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각자의 선행과 공로가 모두에게 전달되고 교류된다는 뜻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947항 참조).

 

그래서 이 ‘모든 성인의 통공’이라는 신비를 통하여 각 교회에 속한 신자들은 다른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고 또 전례에 의한 하느님의 은총을 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옥에 있는 영혼들 곧 연령들은 수동적인 상태에 있기 때문에 다른 신자들의 기도와 전례에 의한 은총을 받기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옥 영혼들이 정화의 시기를 마치고 천상 전례에 참석하게 될 때에는 틀림없이 자신들을 위하여 기도해준 다른 신자들을 위해서 천상에서 기도할 것입니다.

 

고해 성사를 받은 영혼은 죄를 모두 용서 받지만, 아직 잠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상에서 잠벌을 치러야 하고 필요한 경우에 연옥에서도 계속해서 잠벌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잠벌도 사면해 주는 것이 대사입니다. ‘대사 제정의 목적은 그리스도 신자들이 응분의 벌을 보상하고, 신자들이 신심과 참회와 사랑의 선행을 하도록 하고, 특히 신앙의 증진과 공동선에 유익한 선행을 실천하도록 촉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이 죽은 이들을 위하여 대리 기도의 방식으로 대사를 넘겨주는 것은 탁월한 방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교황령 ‘대사 교리’, 8항 참조)

 

그래서 오늘 위령의 날에 성당이나 경당을 방문하여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는 신자들과,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어느 날이든 묘지를 참배하여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은 연옥 영혼들에게만 양보할 수 있는 전대사를 얻습니다. 전대사를 얻으려면 대사가 결부된 선행을 실천하면서 세 가지 조건 곧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를 이행해야 합니다(대사 규범 제7조). 이 세 가지 조건은 규정된 선행 실천 며칠 전 후에 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되도록 영성체와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는 선행을 실천하는 당일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고해 성사는 며칠 전이나 후에 받으시면 됩니다(규범 제8조).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치는 데(규범 제10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영광송을 덧붙여 주모경을 바칩니다. 전대사는 하루에 한 번만 얻을 수 있지만, 부분 대사는 여러 번 얻을 수 있습니다(규범 제6조)

 

대구 성직자 묘지 문 양쪽에는 라틴어로 HODIE MIHI와 CRAS TIBI가 새겨져 있습니다. 직역하면 ‘오늘 나에게 내일 너에게’이고, 문장을 채워 넣으면 “오늘 나에게 [죽음이 닥쳤고], 내일 너에게 [죽음이 닥칠 것이다].”라고 이곳에 누워 계신 영혼들이 묘지를 방문한 이들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채우고 싶습니다. 역시 묘지에 누워 있는 영혼의 말처럼 해석됩니다. “오늘 나에게 [기도해 주렴. 그러면 내일(하늘 나라에 가서) 너에게 [기도해 줄게].”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위령의 날에, 또 11월 위령 성월에 이미 세상을 떠난 연령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이 천상 영광을 누리게 될 때, 그때에는 하느님 곁에서 지상의 우리들을 위하여 전구해 달라고 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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