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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과 죽음의 말 (11월 가정 성화와 생명수호 미사 강론)
   2016/11/30  10:3

11월 가정 성화와 생명수호 미사 


2016.11.28. 성모당

 

+ 찬미 예수님.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 교구에서는 성모당에서 매월 넷째 주 월요일에 가정 성화와 생명수호 미사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미사에 참석하신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8,5-11)에서는 한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다가와 중풍으로 집에 누워 있는 자기 종을 위하여 도움을 간청합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고쳐 주마”하시자, 그 백인대장이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하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백인대장이 말한 고백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하고 감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말씀 하시자 어떻게 됩니까?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하시자 바로 그 시간에 종이 나았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창조와 치유의 능력이 있습니다. “빛이 생겨라”하시면 실제로 빛이 생기고, 치유의 말씀을 하시면 실제로 치유가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말은 하느님의 말씀만큼 창조의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오직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되었기에(창세 1,27참조), 사람이 같은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어떤 말을 사용하며 살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아이고 죽겠네.” “아이고 미치고 폴짝 뛰겠네.” “아이고 돌겠네.” “아이고 환장하겠네.”와 같은 말을 하며, 어쩌면 하느님을 원망하고 자신과 다른 이들을 저주하고 욕하는 표현들을 끊임없이 사용합니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하느님께서 어떤 말씀을 나에게 들려주시는 지를 새겨듣고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루카 22,42) “주님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오”(이사 6,8참조)하고 하느님께 응답을 드립니다. 또한 신앙인은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와 찬양과 흠숭과 축복의 말을 전하며,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고백하고 믿음을 표현하며 사랑을 드리고 희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인간의 말로써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하느님, 사랑합니다.” “하느님, 믿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향해서는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발을 씻겨 주시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십자가에 매달려 보여주시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먼저 나부터 예수님을 모시는 주님의 제자가 되고, 배우자와 함께 주님을 가정에 모셔 들여 거룩하고 행복한 성가정을 이루며 가족들에게 “사랑합니다.”하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생명을 받아들이고 양육하는 생명의 터전을 꾸미게 됩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보살피심과 사랑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를 깨달으며,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거대한 사랑의 흐름에 동참하게 되며, 이웃을 사랑하고 축복하며, 이웃들에게 “사랑합니다.”하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 실천해 봅시다. 먼저 가정 성화 곧 가정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 가정에 모시고, 성당에서는 미사 전례를, 가정에서는 일상 기도와 신심 기도를 바치면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봉헌송을 즐겨 바치곤 했습니다, 곧 “하느님 저를 사랑으로 내시고...” 한편 생명 수호를 위하여, “아이고 죽겠네.”같은 반생명적인 말, 죽음의 말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의 생명이 넘치고, 생명의 축복이 가정마다 넘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이 지상 생활을 마친 다음에 “영원한 생명”을 받아 누릴 수 있도록,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야 하겠습니다.’(요한 17,3 참조)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면서, 그분이 주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마셔야 하겠습니다(요한 4,14 참조). 주님의 제사에 참석하여, ‘하늘의 빵과 구원의 잔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해 당신을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셔야 하겠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55항 참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