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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의 뜻 따르도록 가르치소서 (2017년 대구대교구청 시무미사 강론)
   2017/01/02  11:24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시무미사

 

2017년 1월 2일, 꾸르실료 교육관 대성당

 

찬미예수님. 이 미사에서, 하느님의 뜻이 올해도 우리들에게 펼쳐지도록 기도하고, 또한 하느님의 보살핌과 보호 속에서 모든 분들이 영육간의 건강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요한 1,19-28)에서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당신은 누구요?"(요한 1,19),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 말하는 것이오?"(요한 1,22)라고 묻습니다. 여기에서 "당신은 누구요?"라는 질문은 정체성을 묻는 질문인데요, 세례자 요한은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1,20)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 말하는 것이오?"라는 질문은 자기 인식에 관한 질문인데요, 세례자 요한은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요'"(요한 1,20.23 참조)하고 대답합니다.

 

우리 삶에서도 정체성과 존재 인식은 중요합니다. 신자라면 누구라도 하느님의 자녀요 그리스도 신자라는 보편적 정체성과 보편적 자기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 보편적 정체성과 자기 인식을 나에게 구체화하고 개별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라는 보편적 정체성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곧, 내가 원래 피조물로서 하느님을 당연히 주인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종의 신분이었지만, 나를 사랑하신 하느님께서는 나의 원죄와 본죄를 용서하시려고 당신 아드님을 사람이 되게 하시고 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돌아가시도록 허락하셨기에, 나는 십자가의 능력으로 성령의 힘으로 세례 성사를 받고 구체적인 세례명을 받았으며, 죄의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하느님 자녀의 신분과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 신분을 받고, 성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말씀과 성체를 통해 현존하시는 성자 예수님을 모시며, 성령 하느님의 궁전이 되었다는 개별적 존재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 신자라는 보편적 정체성을 개별화해야 합니다. 곧, 나는 하느님께서 계심을 믿고,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말씀이신 하느님께서는 바로 나를 위하여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음을 믿고, 하느님께서 착한 사람에게는 상을,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시는 하느님이심을 믿으며, 내가 천주교 신자로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는 예언직과, 찬미와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사제직과, 애덕을 실천하는 왕직을 나의 일상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개별적 자기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형제 여러분, 2017년도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 하느님 아버지께 청해야 하겠습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맡기시려는 사명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기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만일 성녀 잔 다르크가 하느님의 부르심과 달리 수녀가 되어 탁월하게 기도하였다 해도, 성녀 소화 테레사가 칼을 들고 조국 프랑스의 신앙 수호를 위하여 승승장구하였다 해도, 각자가 하느님께서 부르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특히 나에게 구체적으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특히 2017년에 구체적으로 맡기시려는 임무가 무엇인지? 알려주십사고 간청합시다. 시편 저자와 함께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의 뜻 따르도록 저를 가르치소서.”(시편 143,10)하고 기도드립시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한 경우에는 ‘나의 만족과 타인의 칭송’이라는 보상을 받을 뿐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완수한 경우에는 천상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마태 5,1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