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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미사 강론)
   2017/04/13  17:54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미사

 

2017년 4월 12일, 성모당

 

찬미예수님, 오늘 성주간 수요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오늘,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리는 이곳 성모당에 모여와, “당신 종에게 하신 그 말씀대로 당신의 자애가 저를 위로하게 하소서”(시편 119,76)을 주제로, 추모 행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미사 전에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을 위해 성모님의 전구를 간청하며 묵주기도를 바쳤고, ‘아직도 남아 있는 오해들’을 주제로 세월호 특별 강연도 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진도군 병풍도 인근에서 침몰한 사고로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은 구조되지만, 시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하여 304명이 사망, 실종되었습니다. 침몰한 세월호 선체를 해저에서 들어올려 목포 신항 철재 부두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반잠수선 위에서 육상으로 이동시켜준 특수 운송장비를 빼냄으로써 인양작업은 어제 완료되었습니다. 앞으로 준비가 되면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선내 수색 작업이 진행됩니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침몰 장면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으며, 그동안 어떤 분들은 안산, 광화문, 서울광장, 각 지역 분향소, 팽목항, 목포신항 부두 등을 방문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노란색 리본을 달고 이라 적힌 팔찌를 착용하여 ‘세월호를 영원히 기억하며’ 추모하고 계십니다.

 

기억.추모 옆에는 치유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세월호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과 친구를 잃고 홀로 구조되어 정신적 외상을 입은 이들에게 심리치유공간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들이 가슴에 묻어두던 고통을 입 밖으로 꺼내고, 또래의 공감을 받으며, 무겁고 우울하던 얼굴이 홀가분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봉사자들이 다큐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좁게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말하지만, 어쩌면 참사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아 마음 아파하고, 추모 행사에 참석했던 모든 사람도 포괄적으로 그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세대’는 참사 이전보다 사회 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가지며, 그러기에 타인과 협력할 필요성, 그리고 사회를 바꾸려는 실천 의지의 증가가 그 특징이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하십니다. 제자들은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하고 묻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그 수습과정을 지켜본 우리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하는 성찰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자들처럼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하고 말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 앞에서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은돈 서른 닢에 예수님을 넘기기로 약속하고서도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하고 유다가 물을 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하신 예수님의 준엄한 말씀이 나에게 해당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내가 앞으로 그리스도 신자로서, 사제로서, 수도자로서, 동시에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 시대의 국민이요 시민으로서, 내가 주님의 부르심에 더욱 충실히 응답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며, 또 주님이 먼저 가신 그 소명의 길을 각자 십자가를 지고 충실히 따라가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