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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안에 사랑이 없으면 (고아성당 새성전 봉헌미사 강론)
   2017/08/30  15:5

고아성당 새성전 봉헌미사

 

2017. 08. 27. 고아성당

 

오늘 드디어 고아본당이 설립된 지 14년 만에 새성전을 지어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성당을 축복해주시고 여러분 모두에게 큰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고아본당은 2003년 8월에 고아공소와 신촌 연흥공소, 그리고 송림공소와 봉한공소가 합쳐져서 고아공소 자리에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 공소 옆의 4층 건물을 매입하여 지금까지 성당과 교육관 및 사제관으로 잘 사용하였습니다. 제가 한 3년 전에 견진성사를 집전하기 위해 와서 1층 임시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드디어 2년 반 전에 최호 신부님이 주임신부로 오시고 난 후 본격적으로 성전건립위원회를 발족하고 모금을 시작하여 오늘의 이 성전을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큰일을 이루는 데에는 공동체가 함께 기도를 하고 마음을 한 데 모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본당신부님과 총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신자들이 기도를 바치며 한 마음 한 뜻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구약의 느헤미야서 8장 말씀을 봉독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의 유배에서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무너졌던 성을 다시 쌓고 성전을 지어서 봉헌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즈라 사제가 새로 지은 성전의 단상에 올라서서 율법서를 읽고 설명을 해주는데 그것을 듣던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주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울었겠습니까? 옛날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오늘이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울었을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이제 자기 나라 땅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짓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그동안 새 성전을 짓기 위해서 열과 성을 다 하신 본당 신부님과 본당 교우분들과 은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신부님과 교우들이 모금하러 다닌 성당이 21개 성당이라고 합니다. 중국 북경과 청량까지 갔다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당에서 교무금을 내는 가구가 120가구 정도인데 건축신립금을 낸 가구는 130가구가 넘었다고 하니까 교무금은 안 내도 건축기금은 내는 가구들이 있다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이 본당에서 새 성전을 지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는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 2독서(베드로 1서 2, 4-5)에서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로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예수님처럼 살아 있는 돌이 되어서 이제는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이 성당 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영적 집을 짓는 일입니다. 그래서 고아본당의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그야말로 요긴하게 쓰이는, 살아 있는 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으로 우리는 마태오복음 22,34-40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연중 제21주일이고 오늘 주일복음말씀인, 성전봉헌식 때 주로 봉독되는 마태오복음 16장 말씀, 즉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 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고 하시면서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하늘나라 열쇠를 주시는 장면의 복음을 선택하지 않고 마태오복음 22장 말씀을 선택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은 이것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것을 사랑의 이중계명이라고 하는데 성경의 핵심이고 예수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40) 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 수많은 다툼들이 사랑이 부족한 데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성당을 잘 지어놓았지만 우리 안에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냥 대충 사랑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는데 있어서는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날마다 이 성전에 나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체를 영하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그동안 저희들을 지켜주시고 수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