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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찬미를 울려 퍼지게 (주교좌 범어대성당 오르간 축복식 강론)
   2017/11/21  16:4

주교좌 범어대성당 오르간 축복식

 

2017. 11. 17.

 

우리 교구는 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을 건립하여 작년 5월 22에 하느님께 봉헌하였습니다. 100년 전에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얼마 되지 않는 교구의 자금을 쓰지 않고 신자들의 봉헌과 외국 은인들의 희사로 주교관과 신학교를 건립하였고 주교좌계산성당을 증축하였듯이 우리 교구는 공동주교좌인 범어대성당의 건립도 순수 신자들의 봉헌으로 완성하였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 주교좌 범어대성당 건립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그런데 지난 해 성당은 다 되었는데 해결되지 않은 것이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파이프 오르간이었습니다. 원래 대성당을 기획할 즈음에 오르간을 기증하기로 구두로 약속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몇 년 전에 돌아가심으로써 기증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원래 계획했던 대로 오르간 설치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성당을 완공하고 봉헌할 때까지 답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성당 봉헌식을 마치고 이틀 후에 어떤 분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주교님, 혹시 제가 오르간을 기부하면 안 되겠습니까?” 
정말 이런 은혜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분은 어느 본당에서 총회장을 하시는 분이셨는데 누군가로부터 대성당 오르간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와 부인과 의논을 하여 결정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부인의 고조부께서는, 구한말에 대구본당의 초대주임이신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께서 대구 계산동에 정착하여 성당을 짓는 동안에 머물 수 있는 집을 제공하는 등 로베르 신부님을 적극적으로 보필하셨던 정규옥 바오로 회장님이십니다. 
이렇게 대를 이어서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교회의 모습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봉독한 복음 말씀은 예수님을 잉태한 마리아가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가 기쁨을 서로 나누는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마리아가 자신의 고향 갈릴레아 나자렛에서 유다 산골 아인카렘까지, 그 당시 자동차도 없던 시절에 그 먼 길을 단숨에 갈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그 은혜와 기쁨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 오르간을 봉헌하신 이 부부의 마음도 이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여 오르간을 완성하여 오늘 축복을 하고 최초의 정식 연주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대성당에 맞게 아름답게 설계를 하고 제작과 설치를 담당했던 오스트리아의 리거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대구를 방문하시어 오르간 정음 작업을 해주셨고 오늘 특별히 연주를 해주실 올리비에 라트리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을 일일이 챙기며 진행해 오신 박수원 하비에르 교수님과 본당 신부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축복예식서 1052항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전례 거행에서 성음악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며 라틴교회에서 특히 오르간은 매우 중요하다. 노래를 이끌며 함께 연주하든 단독으로 연주하든 오르간은 전례를 더욱 장엄하게 빛내고 하느님 찬미를 울려 퍼지게 하며 신자들의 기도를 받쳐 주고 그들의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높여 준다.”
오늘 낮에 있었던 오르간 인수식에서 올리비에 라트리 교수는 최고의 기술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오르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새로운 노래로 찬미하고, 흥겨운 가락에 맞춰 우렁차게 불러라.”(시편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