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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서대주교님을 기리며 (서정길 요한 대주교 31주기 기일미사 강론)
   2018/04/12  14:1

서정길 요한 대주교 31주기 기일미사 및 전시실 축복식


2018. 04. 07. 성가양로원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서정길 요한 대주교님 선종 31주기를 맞이하여 서대주교님께서 많은 세월을 함께 보내셨던 이곳 성가양로원에서 위령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사 후에는 서대주교님 관련 전시실 축복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하여 진작 했어야 할 일을 지난해는 저와 저희 교구가 경황이 좀 없었기 때문에 이제야 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서정길 대주교님께서는 최덕홍 주교님께서 1954년 12월 14일 선종하신 후 약 7개월 후인 1955년 7월 3일부로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서 제7대 대구대목구장으로 임명되셨습니다. 그래서 두 달 후인 그 해 9월 15일에 주교좌계산성당에서 주교로 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962년 3월 10일 한국천주교회에 교계제도가 설정됨에 따라 한국의 모든 대목구들이 정식 교구가 되었고 서울, 대구, 광주에 관구가 설정되어 이 세 개의 대목구는 대교구가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서정길 주교님은 대주교로 서임되었고 1962년 7월 5일에 주교좌계산성당에서 대교구장 착좌식을 거행하였던 것입니다. 
서대주교님께서 1986년 7월 4일부로 은퇴하시기까지 사제로서 17여 년 동안, 그리고 주교이면서 교구장으로서 31여 년 동안 ‘주의 나라가 임하시기를(Adveniat Regnum Tuum)’ 간절히 소망하면서 당신의 소임을 다 하셨습니다. 
수많은 본당을 설립하였으며 신학교를 다시 세우고 성소개발과 사제양성, 사회복지, 교육사업과 의료사업, 그리고 평신도 사도직 단체 활동과 신심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고 그에 따라 실제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오늘 이 미사에 참석하신 엠마 씨와 양 수산나 씨도 60여 년 전에 우리 교구에 오셔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다 바쳤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분들을 우리 교구에 초청하신 분이 바로 서대주교님이십니다. 
서대주교님께서는 특별히 사회복지사업에 많은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6.25동란 이후에 우리나라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참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업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회복지법인 ‘안심원’도 서대주교님의 수많은 업적 중의 하나입니다. 안심원은 서대주교님께서 직접 설립하셨을 뿐만 아니라 서대주교님의 집이요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럴만한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심원의 모체는 ‘성가양로원’입니다. 서대주교님께서 1948년 7월부터 주교좌계산성당 주임신부로 계셨는데 계산성당에 계시는 동안인 1951년 12월에 성가양로원을 설립하셨습니다. 그리고 1955년에 대구 검사동으로 이전하였다가 1963년 7월에 이곳 칠곡 동명으로 이전하였고 1965년 9월에 정식 시설로 인가를 받았던 것입니다. 
서대주교님께서 정확하게 몇 년도부터 이곳에서 사셨는지에 대해서는 기록을 찾지 못했습니다만, 그 당시 같이 일하셨던 수녀님들에게 물어보니 양로원을 이곳으로 이전할 때부터 사셨다고 합니다. 이곳에 사시면서 교구청에 회의나 결제하시러 가시곤 하셨다고 합니다. 
하여튼 서대주교님께서 1987년 3월 23일에 대구가톨릭병원에 입원하셨다가 4월 7일 선종하셨는데 20년 이상을 이곳 성가양로원에서 사셨던 것입니다. 그 어려운 교구장직을 어김없이 수행하시면서도 이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가난하고 소박하게 사셨습니다. 남이 보기에는 무섭게 보이고 공사를 분명하게 하시는 분이지만 속정이 많으신 분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1981년 3월 19일에 계산성당에서 서대주교님으로부터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사제품을 받고 며칠 후에 이곳 성가양로원으로 서대주교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화원본당 출신의 조환길 신부라고 인사를 드렸더니 서대주교님께서는 당신께서 사제품을 받고 처음으로 발령받은 곳이 화원본당이라고 하시면서 저의 아버님 성함을 말씀하시며 아느냐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부친이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옛날에 참 열심히 했던 젊은이였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반가워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서정길 대주교님에 대한 추억이 가장 많이 묻어있는 이곳 안심원에 대주교님을 기념하는 조그만 자료 전시실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전시실을 기획하고 설치하기까지 수고하신 김기진 신부님과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전시실이 서대주교님께서 평소에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시면서 검소하고도 굳은 신앙으로 사셨던 그 생애를 돌아보고 그 모범을 본받음으로써 우리의 신앙생활에 보탬이 되는 소중한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천국에서 서대주교님께서 바라보시며 주님 안에서 기뻐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