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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르심을 받은 사람답게 (성품 후보자 선발예식 강론)
   2019/01/16  17:26

성품 후보자 선발예식

 

2019. 01. 13. 한티피정의 집

 

피정 잘 하셨습니까? 피정 지도해주신 김영수 헨리코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성품 후보자 선발예식이 있습니다. 부제가 될 사람을 선발하고, 사제가 될 사람을 선발할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은 부제가 되기 위해, 더 나아가서 사제가 되기 위한 수많은 과정들을 거쳐서 오늘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교회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부제가 될 후보자와 사제가 될 후보자를 선발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신명기 1,9-14)을 보면, 모세가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 협력할 지도자들을 뽑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모세가 혼자서 백성들을 다 다스릴 수 없으니까 협력자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지혜롭고 슬기로우며 지식을 갖춘 사람을 뽑아라.’고 합니다.
오늘날 한 교구를 책임진 주교도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를 이끌기 위하여 협력자가 필요합니다. 그 협력자를 오늘 선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주교라는 교회 장상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사업을 계속할 협력자, 일꾼들을 부르시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는 모세나 사무엘이나 예언자들을 직접 부르시기도 하지만 누구를 시켜서, 혹은 백성이 필요한 사람을 선발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이고,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응답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작년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발표하셨습니다. 거기에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러저러한 평범한 존재로 안주하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다.”(1항) 
“저의 소박한 바람은 많은 위험과 도전과 기회를 안고 있는 우리 시대에 맞갖게 실천적 방식으로 성덕의 소명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뽑으시어, ‘사랑으로’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기’(에페1,4) 때문입니다.”(2항)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무엇보다 성덕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저 그러한 사람처럼 살라고 부르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답게 성덕을 닦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 앞에서 살아가며 흠 없는 이가 되어라.”(창세 17,1) 하느님의 이 말씀은 지금 우리들에게도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올해 기해년이 되니까 1839년에 있었던 기해박해가 자꾸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103위 성인 중에서 70여 분이 기해박해 때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조선교구 2대교구장 앵베르 주교님과, 모방 신부님, 샤스땅 신부님, 정하상 바오로 등이 그분들입니다. 
대구의 순교 복자 중에 여섯 분이 1827년 정해박해 때 붙잡혀서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세 분(이재형 안드레아, 박사의 안드레아, 김사건 안드레아)은 12년 동안 경상감영 옥에 갇혀계시다가 1839년 기해년이 되어서야 처형이 되었습니다. 당시 임금의 사형집행 명령이 늦게야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12년 동안 옥살이 하면서 간수들에게 큰 감화를 주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 우리가 앞으로 전해야 할 이 신앙은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지켰던 신앙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성품성사 후보자로 선발되는 이 사람들은 조금 후에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선서하고 서약한 것을 잘 지켜나가기를 축원합니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념하고 우리가 예전에 받은 세례를 기억하면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가 있는 축일입니다. 오늘 성품 후보자로 선발되는 여러분들은 처음 세례를 받는 것처럼, 처음 성소의 부르심을 받은 것처럼, 순수하고 떨리는 그 첫 마음으로 늘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면 우리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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