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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처럼 소금처럼, 참 소중한 당신 (가톨릭 교직자의 날 미사 강론)
   2019/05/27  11:57

가톨릭 교직자의 날 미사

 

2019. 05. 25 대가대 하양 캠퍼스

 

찬미예수님!
오늘은 우리 학교 법인에서 마련한 ‘가톨릭 교직자의 날’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간이 가톨릭 교육주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가톨릭 교육주간의 주제는 ‘우리 모두 생태 지킴이가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 생태 환경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하고 우리부터 솔선수범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가톨릭 교직자의 날을 맞이해서 지금까지 저희들을 잘 이끌어주시고 많은 은총을 내려주신 하느님께 먼저 감사드리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맡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하시는 교직자 여러분들에게 축하와 아울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해 우리 교구는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 교구 초대 교구장이신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1911년 6월 26일에 대구의 주교로 부임하셔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주일인 7월 2일에 계산성당에서 루르드의 성모님을 교구 주보로 선포하시고 세 가지를 도와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첫째가 주교관 건립이었고 둘째가 신학교 건립이었으며 셋째가 주교좌계산성당 증축이었습니다. 그 세 가지가 다 이루어지면 남산동 교구청 제일 좋은 자리에 루르드의 성모 동굴을 지어 봉헌하겠다는 약속을 하셨던 것입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몇 년 안에 그 세 가지의 청이 다 이루어지게 되었기 때문에 1917년 7월부터 성모당 공사를 시작하여 1918년 10월 13일에 봉헌하였던 것입니다. 
신학교 건립은 1914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날 대구가톨릭대학교가 1994년에 효성여대와 대구가톨릭의과대학과 신학대학이 통합된 학교이기 때문에 올해로 설립 10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00년이 넘은 학교가 우리나라에 몇 개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교구에는 대가대 뿐만 아니라 효성초등학교가 130년이 되었고 김천 성의학교도 김성학 신부님 시절로 올라가면 100년이 넘은 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후에 많은 학교들이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1946년에 대건중학교와 순심중학교가 설립되었고, 1949년에 효성여중과 근화여중이 설립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무학중학교가 1966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제가 주교가 된 후로는 해은학원의 오천중고등학교를 인수하였고 대안학교인 영천 산자연중학교를 교구가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교구가 하느님의 은혜로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교육사업에 힘을 많이 기우려 왔으며 또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역대 교구장님들을 비롯한 선배 성직자와 수도자들, 그리고 열심한 평신도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선배 선생님들과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잊지 못할 은혜가 하느님의 은혜와 부모님의 은혜, 그리고 스승의 은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느님의 은혜는 두 말할 것 없고, 사람이 사람에게 잊지 못할 은혜는 부모님의 은혜와 스승의 은혜일 것입니다. 
사람이 바르게 성장하고 자기 갈 길을 가는 데 있어서 부모님 못지않게 큰 영향을 끼치는 분이 선생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 초등학교 2학년이 뭘 알까 싶어도 그 어릴 때 내 머리와 가슴에 박힌 선생님의 그 좋은 이미지가 늘 남아있는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성인이 될 때까지 선생님의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이 위대하고 소중한 직분에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며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우리가 가톨릭 교직자로서 그 소명과 역할을 다 해왔는가 하는 점을 오늘 가톨릭 교직자의 날을 맞이하여 다 같이 성찰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5,13-16)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음식에는 소금이 들어있습니다. 음식에 맛을 내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소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소금이 맛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녹아야 합니다. 녹지 않고는 소금이 음식 안에 들어갈 수가 없고 맛을 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촛불은 방 안을 비추는 빛을 냅니다. 그런데 그냥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태워서 빛을 냅니다.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는 빛을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우리가 이 세상에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좀 더 헌신하고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봉사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배우는 것입니다. 이 중대한 소임을 기꺼이 하시고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하시고 여러분이 하시는 일에 강복해 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