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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든 이들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포항들꽃마을 새터전 축복미사 강론)
   2020/08/19  17:7

포항들꽃마을 새터전 축복미사

 

2020. 08. 16. 연중 제20주일

 

조금 전에 포항들꽃마을 본관 건물과 경당을 축복하고 축성하였습니다. 작년 7월에 착공하여 1년 만에 완공하고 오늘 축복식을 가졌습니다.

이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강복이 있기를 빕니다. 특히 최영배 비오 신부님을 비롯하여 들꽃마을 관계자 여러분들과, 이 건물을 설계하고 감리하신 분들과, 또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지으신 회사와 근로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2017년 11월 15일에 포항 흥해에 큰 지진이 일어났었습니다. 진원지가 이 가까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한일주교교류모임으로 일본 가고시마에 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포항 지진 뉴스를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놀랐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정을 마친 후 귀국하여 주일을 지내고 곧바로 포항을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장성성당과 장량성당을 방문하고 흥해에 와서 흥해성당과 포항들꽃마을과 민들레공동체를 현장 방문하였는데, 이곳 들꽃마을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을 보았습니다. 본관 건물은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최신부님이 살던 사제관은 벽들이 거의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신부님과 생활인들이 한 분도 다친 데 없이 무사하였다는 사실이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가 거의 3년이 다 되어갑니다. 수많은 지역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보상 문제가 다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압니다. 이강덕 포항시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애를 쓰시고 계시는데 하루빨리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곳 포항들꽃마을 건물은 그 당시 좀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당장 그 많은 건축비를 마련한다는 일이 보통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최영배 신부님이 2016년 9월에 있었던 경주 지진을 보고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2017년 6월에 삼성화재보험을 갱신하면서 지진 항목을 추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험료 19만 원을 1회 납부한 후에 포항 지진이 일어나 보험금 13억 원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그런 선견지명이 나왔는지 참으로 신통하기도 합니다만,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최 신부님은 보건복지부에서 보태주겠다는 건축비도 받지 않고 이 보험금을 바탕으로 하여 그동안 많은 뜻있는 분들의 후원금을 모아서 이 아름다운 새 터전을 마련하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고 최 비오 신부님을 비롯한 수많은 은인들과 후원자 분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3년 여 동안 포항들꽃마을 식구들이 컨테이너 같은 집에 여기저기 흩어져 사셨는데 고생이 참 많으셨을 것입니다. 이제 새 집에 들어가 살게 되었으니 기쁨이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이 집에 함께 하시길 빌며, 이 새 집에 못지않게 포항들꽃마을 식구들은 서로 사랑하고 위해주고 아껴주는 더욱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 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은 연중 제20주일입니다. 오늘 성경말씀의 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의 하느님이시며, 모든 민족들의 구원을 바라시고, 모든 민족들에게 당신 은총을 베푸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이사야서 56,1.6-7)에서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56,7) 이 집이 바로 그런 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는 로마서 11,13-15.29-32입니다. 사도 바오로께서, 유다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이민족인 로마인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며 ‘여러분들도 이제 하느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마태오 15,21-28로서 어떤 가나안 여인의 믿음과 치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가나안 부인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이민족 사람입니다. 그 사람 입에서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는 말이 나왔던 것입니다. 여기서 ‘다윗의 자손’이란 말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리던 메시아를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진작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나왔어야 할 신앙 고백이 이민족 사람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얼마나 기특한 일입니까!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부인을 시험하려는 듯이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냉정하게 대하십니다. 그러나 그 부인은 물러서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지는 먹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부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믿음입니까! 입술로만 하느님을 공경하는 위선이 아니라, 자신을 강아지에 비할 정도로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낮추며 아픈 딸을 위하여 간절한 희망을 드러내는 가나안 여인의 그 믿음을 우리들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들꽃마을은 30년 전 최영배 신부님이 고령성당에 계실 때 노숙인 몇 분을 데리고 살기 시작하면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5년 전에 이곳 포항에도 들꽃마을이 설립되었고 8년 전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도 진출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하느님이시고 모든 이들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이듯이, 이 들꽃마을을 통하여 모든 사람들이 구원을 받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실현되기를 바라며 하느님의 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성 빈첸시오여, 저희와 들꽃마을 공동체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