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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신앙 공동체 (하양성당 교육관 축복식 및 감사미사 강론)
   2020/12/14  10:22

하양성당 교육관 축복식 및 감사미사

 

2020. 12. 13. 대림 제3주일, 자선주일

 

2018년 5월에 하양본당 90주년 및 견진성사 집전을 위해 방문하였는데, 2년 반 만에 다시 하양성당을 방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교육관을 축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조금 전 미사 전에 축복예식을 가졌습니다만, 그동안 교육관 개축을 위해 헌신하신 본당 신부님과 총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강복이 있기를 빕니다.

 

오늘 축복을 한 교육관은 원래 1993년에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님들을 위한 사제관으로 지어져서 운영되다가 1999년부터는 무학고등학교 학생 중에서 사제성소의 뜻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소신학교)로서 일명 ‘베드로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더 이상 소신학생을 받지 않고 비워있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리모델링하여 ‘요한 펠릭스관’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왜 ‘요한 펠릭스관’인가? 제가 하양본당 90주년 감사미사 강론 때도 이 두 분의 신부님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대부분 아실 것입니다.

‘요한’은 하양본당 2대 본당신부님의 세례명입니다. 신부님은 파리외방전교회 출신 신부님으로서 풀네임은 ‘Jean Marie Hamon’입니다. 한국이름은 ‘하재안’입니다. 신부님께서는 1929년부터 1943년까지 14년간 하양성당에 계시면서 현재의 이 성당 부지를 사들였고, 고향 프랑스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현재의 이 성당을 건립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8대 주임이셨던 이임춘 신부님의 세례명이 ‘펠릭스’입니다. 이임춘 신부님은 1955년부터 1971년까지 16년간 계시면서 참으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영국인 사도직 협조자 양 수산나 여사의 도움으로 무학산을 개간하여 농장을 설립하고 지역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가 지난 봄에 그 무학산을 방문하였는데 아직도 그 당시의 우사와 돼지축사들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1966년에 ‘무학중학교’를 세웠고 1975년에는 ‘무학고등학교’를 세워서 다년 간 교장직을 역임하시면서 좋은 학교로 성장시켰던 것입니다.

하양본당 역사에 있어서 이 두 분 신부님이 이루신 업적은 우리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분 신부님의 본명을 따서 교육관 이름을 ‘요한 펠릭스관’으로 명명한 것은 참으로 잘 하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자선주일’입니다.

오늘 입당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그래서 대림 제3주일을 일명 ‘기쁨의 주일’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주님이 곧 오시니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사는 것이 참 신앙인의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도도 안 하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늘 불평불만만 하는 사람은 참 신앙인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힘드시지요?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전염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백신이 나온다고 하지만 온 국민이 다 맞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불편하고 어렵지만 각자 개인 방역을 잘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크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요한 1,6-8.19-28)은 세례자 요한의 활동과 증언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사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요한 1,6-8)

세례자 요한은 어떤 분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혹시 저 사람이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아가 아닌가?’하고 생각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을 때 유대인 지도자들이 사람을 보내어 “당신은 누구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때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요한 1,20.23)

장차 오실 예수님만이 말씀이고 빛이지, 자신은 하나의 소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은 다만 그분을 증언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러면 당신이 왜 세례를 주는 것이오?”하고 묻자 요한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1,26-27)

얼마나 겸손합니까! 신발 끈을 풀어 드리는 일은 종이나 하는 일인데 요한은 그분에게 그런 일을 해드리는 일도 과분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가 진정한 겸손이고 하느님을 증언하고 드러내는 일일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세례자 요한은 무대에서 퇴장하고 이제 예수님께서 무대에 등장하시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오늘은 자선주일입니다. 자선이란 말은 선을 실천한다, 선을 베푼다는 말입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자선을 실천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을 증언하는 일이며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합당한 준비 자세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선을 실천하면서 다가오는 주님의 성탄을 잘 준비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