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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김천황금성당 120주년 및 견진성사 강론)
   2021/05/20  10:18

김천황금성당 120주년 및 견진성사

 

2021. 05. 16.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 김천 황금본당 설립 120주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김천 황금성당은 대구 계산성당과 칠곡 가실성당에 이어서 우리 교구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성당입니다.

가실성당에 계시던 김성학 알렉시오 신부님께서 1901년 5월 27일에 이곳 김천 황금동에 부임함으로써 김천본당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 신부님께서는 부임하던 해에 성당 구내에 성의학교를 개설하였으니 성의학교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대 주임이신 김승연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계실 때인 1934년에 구 성당을 지으셨습니다. 제가 3년 전에 성모당 축복식과 견진성사를 위해 왔다가 구 성당을 둘러보았는데 잘 보존을 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옛날 모두가 어렵게 살 던 때에 그런 성당 하나 짓는 일이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은 본당신부님들의 임기가 한 4년이 되지만 옛날에는 오래 계셨습니다. 김성학 신부님은 10년 계셨고, 김문옥 신부님은 11년, 이약슬 신부님은 7년, 김승연 신부님은 16년, 최재선 신부님도 10년 계셨습니다. 그렇게 오래 계시니까 신자들을 다 파악하시고 성당도 짓고 하실 수 있었다고 봅니다.

최재선 신부님은 1957년에 부산교구 초대 주교님으로 가셨고, 그 다음으로 오신 김수환 신부님은 1년 2개월 밖에 안 계셨습니다. 아마 독일 유학 가신다고 일찍 떠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가톨릭신문 주간을 하시다가 1966년에 마산교구 초대 주교님으로 가셨습니다.

역대 주임신부님들의 명단을 살펴보니까 정환국 신부님, 이경우 신부님, 최명화 신부님이 계시는데, 모두 6.25전쟁 전후로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이고 제가 신학교 다닐 때 교수 신부님으로 계셨던 분들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지금은 다 돌아가셨습니다만 이런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성당은 최경환 신부님 계실 때 본당 100주년 기념으로 2000년에 지었으니 이 성당도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 전재천 신부님 계실 때 김천본당 100년사를 편찬하기 위한 자료집을 냈던 것을 보았습니다. 제목이 ‘가실에서 자래밭골까지’였습니다.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의 이름이 옛날에는 ‘자래밭골’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자래’는 ‘자라’를 말한다고 합니다.

드디어 박병래 신부님이 오시고 이번에 본당 120주년을 맞이하여 본당사를 발행하였습니다. 역사 정리는 귀찮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역사란 정리하지 않으면 묻혀버리고 잊혀버리든지, 혹은 잘못 왜곡되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제때 바르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120년 동안 본당의 발전과 김천지역 복음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던 역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역대 사목위원 여러분들과 여러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40여 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오순절 날에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렸던 그 성령께서 오늘 이분들에게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오늘 성경말씀은 예수님의 승천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인 사도행전 1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이 말씀처럼 예수님의 제자들은 유다와 아시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나아가서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시라고 목숨을 바쳐 선포하며 예수님의 증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가면 ‘몽마르트’라는 데가 있습니다. 몽마르트라는 말은 ‘순교자의 산’이라는 뜻입니다.

순교자를 라틴어로 ‘Martyr’라고 하는데 원래 뜻은 ‘증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분들은 목숨을 바치면서 하느님을 증언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며,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번 희년의 주제어가 무엇이지요? “당신이 천주교인이오?”입니다. 이 말은 김대건 신부님께서 체포되시어 처음 취조 받을 때 관장이 물었던 말입니다. 그래서 김 신부님이 어떻게 대답하셨겠습니까?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하고 대답하셨던 것입니다. 이 내용은 김 신부님께서 감옥에 계시면서 페레올 주교님께 보낸 편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라는 말은 박해시대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심문받을 때 들었던 질문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이 말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세상 사람들이 묻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천주교인이라면 천주교인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오늘날 전교도 잘 안 되지만 쉬고 있는 신자들도 너무 많습니다. 황금본당이 120주년을 맞이하여 김천지역을 새롭게 복음화 하는 데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오늘 견진성사를 받으시는 여러분들이 성령의 열매를 맺으시고 세상 사람들 속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성령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분들은 이제 주님의 일꾼이요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을 이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청합시다. 그럼 다 같이 저를 따라서 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