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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정 공동체 안에서의 가톨릭 여성들의 역할 (가톨릭여성교육관 설립 40주년 감사미사 강론)
   2021/10/20  16:10

가톨릭여성교육관 설립 40주년 감사미사

 

2021. 10. 18. 성모당

 

오늘 우리는 교구 여성교육관 설립 4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여성교육관이 지금은 교육원 다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만, 원래는 앞산 밑의 봉덕동에 있었습니다. 1981년에 독일 가톨릭여성연합회의 도움을 받아 대구에 여성교육관을 설립하고 그곳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당시 이옥분 우달리카 교수님께서 초대 관장으로 맡으셨고 중간에 7대 관장도 역임하셨으니까 여성교육관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0년의 역사자료를 여성교육관에서 오늘부터 전시를 하고 있으니까 많이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여성교육관 4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 설립에 경제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독일 가톨릭여성연합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교구 여성교육과 여성인권의 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려주신 우달리카 교수님을 비롯하여 역대 관장님들과 여성위원회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루카는 예수님의 일대기와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 ‘루카복음서’이고,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 ‘사도행전’입니다.

신약성경에 4복음서가 있는데 그 중에 루카복음서의 특징은 예수님의 탄생과 그 전후의 이야기를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루카복음서를 통하여 예수님의 탄생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예수님과 마리아와 요셉이라는 성가정의 이야기를 다른 복음서보다 좀 더 자세하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도 하나의 가정에서 태어나셨고 그 가정 안에서 교육을 받으셨으며, 그 가정 안에서 성장하셨던 것처럼 모든 인간이 그러합니다. 그런데 그 가정이 부실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늘날 이 세상에 수많은 범죄와 부정부패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세상이 정말 어수선하고 어둡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전통적인 윤리도덕이 무너지고 종교가 힘을 잃어서 그렇습니까? 대신에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너무나 상승하였기 때문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날 가정이 해체되고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어떤 아이가 하도 시끄럽게 구니까 꾸중을 하였더니 그 엄마가 대듭니다. ‘왜 우리 아이를 기죽이게 하느냐’고. 그런 가정에서 어떻게 자녀가 바르게 자랄 수 있겠습니까?

작년에 출생아 수가 272,4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에는 471,265명이었습니다. 10년 만에 20여 만 명이 날라 갔습니다. 10년 전에 출생률이 1.24명이었다. 그래서 모두들 큰일 났다고 했는데, 작년 출생률은 0.84명이었습니다. 큰일이 나도 정말 큰일이 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는 아마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세대가 결혼도 잘 하지 않고 아이도 잘 낳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나라의 존망이 달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여성들이 이 무너지고 있는 가정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앞장을 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유튜브 콘텐츠’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TV보다도 모바일로 유튜브를 더 많이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조회 수가 가장 많은 동영상이 뭔지 아시나요? BTS(방탄소년단)? 아닙니다. ‘상어가족’입니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조회 수가 무려 74억8600만여 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인데 아마도 수많은 애기들이 보고 또 보고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어 노래도 나오니까 다른 나라 유아들도 많이 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이 ‘상어가족’의 인기 비결을 분석하였는데 그것은 상어라는 귀여운 캐릭터, 단순한 멜로디, 강한 중독성, 그리고 가족 컨셉 노래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귀여운 아기상어, 어여쁜 엄마상어, 힘이 센 아빠상어, 자상한 할머니상어, 멋있는 할아버지상어’라는 노래가사처럼 가족 구성원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나의 자리가 있다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 안에는 현재의 가족이 어떤 상태이든 간에 행복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가정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 내면에는 늘 가정 공동체의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워하며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톨릭 여성들이 가정 공동체의 그 귀한 가치를 회복시키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루르드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