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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 분의 박사님을 기리며 (성심복지의원 30주년 감사미사 강론)
   2022/05/03  11:9

성심복지의원 30주년 감사미사

 

2022. 04. 30. 꾸르실료교육관 경당

 

찬미예수님.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무엇보다도 ‘성심복지의원’ 개원 30주년을 축하드리며 수많은 봉사자 분들과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10년 전에 교육원 강당에서 성심복지의원 20주년 감사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10년이 지나 오늘 다시 ‘개원 3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미사에서 우리는 두 분의 박사님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김영민 박사님과 임학권 박사님이십니다. 이미 두 분 다 하느님 나라에 가셨지만 그곳에서 편안히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성심복지의원은 남산3동에서 ‘성심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하시던 김영민 베드로 원장님께서 1991년 5월 31일에 자신의 병원을 교구에 기증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교구 사회복지회가 이 건물을 받아서 1992년 3월 4일에 개원하였는데, 처음에는 한방과 치과 진료 중심으로 지역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무료진료 서비스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2001년 5월에 임학권 바실리오 원장께서 ‘성루카의원’ 건물과 사택을 교구에 기증하셨습니다. 그래서 성심복지의원은 남산 2동에 있는 성루카의원 건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병원 사택은 ‘대구가톨릭여성의 집’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의 성심복지의원 건물은 현재 ‘아욱실리스타 센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개원 초기의 한방진료와 치과, 내과뿐만 아니라 지금은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 대체의학 등 다양한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심복지의원은 의료 서비스만이 아니라 저소득 환자를 위해 무료급식과 후원물품 나누기 등의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처럼 건강보험이 잘 되어있는 나라에서 무료병원이 왜 필요한가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국가 의료체제나 사회복지 제도가 손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심복지의원은 별도의 의료보험 청구를 하지 않는 순수한 무료병원으로 자원봉사자 중심 체제로 지난 30년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성심복지의원을 다녀가신 환자가 297,365분이라고 합니다. 해마다 1만여 명이 이용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지난 수 십 년 동안 묵묵히 봉사해 주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오늘 이 미사 후에 공로패와 표창패, 그리고 감사장 수여가 있습니다만, 감사의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제1독서는 사도행전 6,1-7 말씀입니다. 내용은 초대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사도들이 일곱 명의 봉사자를 뽑는 이야기입니다. 이 일곱 사람을 우리 가톨릭교회는 최초의 부제들이라고 부릅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스테파노입니다. 스테파노는 유다인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언하다가 순교하신 분입니다.

지금의 부제는 신학교에서 가장 마지막 학년으로 사제가 되기 전에 주교로부터 품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부제도 성직자입니다.

부제를 라틴어로 ‘diaconus’라고 하고, 영어로는 ‘deacon’이라고 합니다. 그 본래의 뜻은 ‘봉사자’라는 뜻입니다.

성심복지의원에서 봉사하시는 모든 분들도 봉사하시는 그 정신에 있어서 부제들이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성직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봉사한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며 거룩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교회와 하느님 나라는 이런 봉사자들로 인하여 성장하고 완성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6,16-21 말씀을 봉독하였습니다. 제자들이 타고 있던 배가 바람이 불어 흔들려서 겁을 먹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가까이 다가오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20)

몇 년 전에 어떤 분이 저에게 돌 두 개를 선물하였습니다. 그 돌 하나에는 “괜찮아.”라는 글이, 또 다른 돌에는 “걱정 마.”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교구가 큰 어려움에 놓여 있을 때 저를 위로하는 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들 안에 계십니다. 우리 안에 머무시면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고 말씀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