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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형제의 난 (성바울로본당 30주년 및 견진성사 강론)
   2022/08/03  16:58

성바울로본당 30주년 및 견진성사

 

2022. 07. 31. 연중 제18주일 다해

 

찬미예수님.

먼저 성바울로본당 설립 3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성바울로성당이 있는 이 자리는 원래 우리 교구 소신학교인 선목중고등학교가 있던 곳입니다. 그리고 1982년에는 이곳에 선목신학대학이 설립되었는데, 신학대학은 다시 1991년에 남산동 대건고등학교 자리로 이전하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성바오로공동사제관’이 들어섰고 성바울로성당이 들어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신학교가 이전함에 따라 그 다음해에 바로 성당이 빨리 들어서게 된 것은 그 당시 천재연 아네스 자매님께서 성전 건립금으로 5억 원을 봉헌하였기 때문이며, 거기에다가 성바울로본당과 봉덕본당 교우들이 힘을 합쳐서 노력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본당 발전과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신 역대 신부님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역대 회장님들과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오늘은 63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오순절 날에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렸던 그 성령께서 오늘 이분들에게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인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특별히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의 은혜를 받으시고 모두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단단한, 그야말로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시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고,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주님의 제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연중 제18주일입니다.

오늘 루카복음 12,13-21을 보면,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그랬더니 예수님께서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하고 그 사람에게 되물으십니다.

아마도 이 사람의 부모님은 돌아가신 것 같고, 형이 있는데 형이 재산을 다 차지했는가 봅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라는 드라마 보셨어요? 얼마 전에 ‘삼형제의 난’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보셨나요? 그 삼형제가 소송을 걸고 재판까지 갔는데, 왜 그랬습니까?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기신 땅이 개발이 되니까 그 보상금 때문에 형제끼리 싸우고 재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에 마지막에는 삼형제가 화해를 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게 됩니다만.

하여튼 돈이 원수인 것입니다.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는지 모릅니다. 형제도 갈라지게 만들고, 부모와 자식도 갈라지게 만드는 것이 돈인 것입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거기에 나오는 대사 중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아들이 “부자도 착하네요.” 하니까 아버지 송강호가 “임마! 부자니까 착한거야. 내가 이만한 부자라면 나도 죄 안 짓고 살 수 있지.”

사실, 돈이 없어서 싸우고 죄를 짓기도 하지만, 돈이 많아도 싸우고 죄를 짓습니다. 문제는 ‘돈이 많고 적고’가 아니라 탐욕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2독서인 콜로새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바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탐욕은 우상숭배입니다.”(3,5)

탐욕을 우상숭배라고 했습니다. 우상숭배가 얼마나 큰 죄입니까!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에 의지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루카 12,15)

우리는 재물이나 명예에 자신을 몰두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우리가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고, 또 안수기도와 기름 바름으로 성령을 받고 견진성사를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난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난 그리스도인이 돈에 휘둘리고 욕정에 휘둘려서야 되겠습니까?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성령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분들은 이제 주님의 일꾼이요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을 이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주님을 증거하는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청합시다. 그리하여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 주시기를 청합시다. 그럼 다 같이 저를 따라서 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