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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젊은이여, 일어나라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014/08/13  15:57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 발대미사


2014 08 12 삼덕성당


 찬미예수님! 반갑습니다.

 지금 우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와 ‘제4회 한국청년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발대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오신 홍콩과 베트남의 젊은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저희 교구의 자매교구인 오스트리아의 잘쯔부르그의 젊은이들도 이번에 저희 교구를 방문하였습니다. 아시아 청년대회의 폐막미사에도 참가한다고 하는데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저희 대구교구와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고 잘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전교구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와 ‘제4회 한국청년대회’가 주님의 은총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열심히 기도하시면 좋겠습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지난 5월에 성인이 되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1985년에 ‘세계 젊은이의 날’(한국에서는 5월 마지막 주일에 ‘청소년 주일’로 지냄)을 제정하셨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축제가 로마에서 열렸었습니다. 이것이 제1회 세계청년대회(WYD)인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세계청년대회가 있었기 때문에 그 후 아시아청년대회(AYD)가 생겼고 또 한국청년대회(KYD)도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는 놀랍게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직접 오셔서 참석하실 것입니다. 지금까지 세계청년대회와는 달리 교황님께서 아시아청년대회에는 참석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런데 이번에 교황님께서 몸소 참석하셔서 아시아의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시고 폐막미사도 집전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교황님께서 젊은이들이 미래의 교회와 사회의 주역임을 아시고 계시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이들에게 희망과 격려와 용기를 심어주시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아시아청년대회의 주제는 “아시아의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입니다. 마치 교황님께서 아시아의 청년들에게 “젊은이여, 일어나라.”(루카 7,14)고 외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대륙이고 세계 인구의 2/3 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땅입니다. 그러면서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곳이 또한 아시아입니다. 그런 아시아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교황교서 ‘제삼천년기’에서 새 천년기 교회의 희망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교황님께서 아시아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많은 땅으로 보셨기 때문이며, 장래 희망이 있는 젊은 교회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당신의 휴가도 반납하시고 이 무더운 날에 한국 땅에 오셔서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만나시는 것도 바로 젊은이들, 특히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교황님께서 걸으시는 그 기대에 당연히 부응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여, 일어나라.”(루카 7,14)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죽은 어느 과부의 아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 아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벌떡 일어났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의 젊은이들이여, 일어나라!”고. 

 우리도 예수님의 이 부르심에 벌떡 일어나서 그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지금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 종교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옛날 아시씨의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그저 예수님을 닮으려고 용기있게 살아가시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분은 믿음과 삶이 일치하고 말과 행동이 같은 분이십니다. 소형차를 타시고 어떤 사람과도 소통하시며 위험을 무릅쓰고 마피아조직의 회개와 해체를 촉구하십니다. 그리고 좌나 우나 어느 이념에도 구속되지 않고 바른 신앙으로 살아가시는 분이십니다.

 교황님께서 이렇게 사시는 것은 우리도 그렇게 살라는 초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 5일에는 로마로 순례를 온 독일 청년들에게 교황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TV에 시간 낭비를 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삶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간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니 선하고 유익한 일에 써야 합니다.” 

 이것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쓸데없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하신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선하고 유익한 일에 시간과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작년 브라질 세계청년대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부디 신앙을 선포하는 이 아름다운 길을 멈추지 말고, 늘 공동체와 함께 신앙을 나누십시오.”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셔서 여러 가지 행사에 참석하시고 미사를 집전하시는데 ‘아시아청년대회’에 못지않게 비중을 두는 것이 바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입니다. 이번에 복자가 되실 순교자 124위에는 대구의 순교자 20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까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교황님께서 그들을 참으로 ‘복된 자’로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이 순교자들의 후손입니다. 우리 선조 순교자들의 삶과 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삶과 정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