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교구장 말씀
제목 살아있는 돌 (정평성당 봉헌미사 강론)
   2014/11/18  9:52

정평성당 봉헌미사


2014. 11. 16.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찬미예수님! 

 오늘 정평성당 봉헌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정평성당은 8년 9개월 전에 매호성당과 중방성당으로부터 분가하여 설립되었습니다. 도희찬 신부님이 첫 본당신부로 부임하여 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성당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한 3년 전에 견진성사를 집전하기 위해 정평성당을 공식적으로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만, 오늘 와 보니 성당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나라는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데, 정평성당 경기는 좋은 것 같습니다. 이경기 신부님이 정평성당 제2대 본당신부로 오셔서 이런 성당을 지어내시는 것을 보면 이곳 경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경기 신부님이 5년 전에 부임하셔서 성전건립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성전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교구 내 28개 성당을 다니면서 미사와 강론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자들은 성전건립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를 하였고 물품 판매와 미술작품 전시회 등으로 힘을 보태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작년 5월말에 공사를 착공하여 1년 5개월 여 만에 오늘 봉헌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본당 신부님을 중심으로 모든 신자 분들이 한 마음으로 성전 건립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오늘 이 자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주 교구주보 표지 사진으로 정평성당 내부 전경이 나와 있습니다만 좀 특이합니다. 예수님께서 양팔로 신자들을 안고 있는 모습 같습니다.

 하나의 성전을 지어서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성전을 지어서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단순히 성전만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바치는 것이고 우리의 수고와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그동안 본당신부님과 총회장님을 비롯한 건축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많은 기도와 정성을 바쳐주신 신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는 구약의 느헤미야서 8장을 봉독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의 유배에서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짓고 성전을 지어서 봉헌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즈라 사제가 새로 지은 성전의 단상에 올라서서 율법서를 읽고 설명을 해주는데 그것을 듣던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주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이제 자기 나라 땅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세우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정평본당 신자 여러분들은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로 수고하신 것을 생각하면 오늘 이 성전 봉헌이 참으로 기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전은 하느님의 집입니다.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성전에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 미사성제를 바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주일미사 의무를 지키기 위해 잠시 성당에 왔다가 가는 그런 신앙생활이 아니라, 매일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주님의 성체가 축성되는 이 성전에서 여러분들의 삶의 힘과 에너지를 받는 그런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 주일에는 통상적으로 ‘평신도 사도직’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모든 신자는 세례와 견진성사를 통하여 사도직의 사명을 부여 받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평신도들도 성직자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예언직과 사제직과 왕직이라는 세 가지 사명을 부여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신도들도 성직자와 함께 예수님께서 맡기신 그 사명을 충실히 행함으로써 이 세상을 복음화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라면 하느님의 백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신도 여러분이 바로 교회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25,14-30)에 보면 예수님께서 탈렌트 비유를 말씀하심으로써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탈렌트, 즉 하느님의 선물을 잘 활용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탈렌트(Talent)’가 무엇입니까? 오늘 복음에는 탈렌트라는 말이 예수님 당시의 화폐 단위로 나오지만, 오늘날에는 재능, 소질, 능력의 뜻으로 쓰이고, 그리고 재능 있는 사람, TV 의 연기자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하느님께서 주신 재주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하느님 나라 건설에 한 몫을 다 함으로써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주님으로부터 이런 칭찬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21)

 오늘 주보에 우리 교구 평신도위원회에서 발표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잘 읽어 보시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제2독서(1베드 2,4-9)에서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이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이고 놀라운 말씀입니까! 


 오늘 정평성당을 축성하여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정평본당 주보이신 사도 성 바오로께서 정평본당을 잘 보호해 주시고 잘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은 날마다 이 성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며 믿음을 키우고 그 믿음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불태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