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교구장/보좌주교 > 교구장 말씀
제목 닭이 울기 전에 (뮌헨 한인가톨릭공동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강론)
   2017/01/03  10:27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17. 01. 01. 뮌헨 한인가톨릭공동체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고 ‘세계평화의 날’이며 2017년 새해 첫날입니다. 이렇게 많은 의미를 가진 날을 뮌헨 한인가톨릭공동체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런데 복을 누가 줍니까? 하느님께서 주시지요. 오늘 제1독서(민수 6,22-27)를 보면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아론과 그 아들들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축복을 빌어주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백성들에게 복을 내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제는 아론처럼, 그리고 멜키세덱처럼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는 사람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새해 첫날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올해가 정유년 닭띠라고 합니다. 닭은 새벽을 깨우는 동물입니다. 옛날에 시골에서 닭울음 때문에 아침 일찍 깨기도 하였는데 요즘은 시계나 휴대폰에 알람 기능이 있어 닭울음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닭은 구약시대에는 희생 제물로, 속죄 제물로 바쳐지던 동물이었습니다. 신약에 와서는 회개를 촉구하는, 깨우침을 주는 동물로 나타납니다. 
예수님 앞에서는 ‘절대 스승님을 배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던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너는 새벽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시던 예고 말씀대로 예수님께서 재판받으시는 중에 세 번이나 ‘모른다.’고 대답하였던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닭울음 소리를 듣고서야 깨닫게 된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지붕 꼭대기에 닭 한 마리가 올라가 있는 성당들이 가끔 눈에 띄는데 바로 베드로의 회개를 촉구했던 그 닭입니다. 우리는 닭이 울기 전에 회개하고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1월 1일은 성탄팔부축일 마지막 날이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지난 8일 동안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당신 외아들을 우리에게 보내주셨음을 기뻐하며 지냈습니다. 팔부축일 마지막 날에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낳으신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라 칭하며 축일을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의미입니다. 예수성탄은 하느님의 강생(降生)이요 육화(肉化)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온전한 하느님이시며 온전한 사람인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지만 예수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교회가 드렸던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갈라티아 4,4-7)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 태어나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셨으며 이로 인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 하고 부르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통하여 우리들의 구세주로 오셨기 때문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2,16-21)을 보면 마리아는 그 엄청난 일들을 겪으면서도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고 합니다. 성모님의 인간적인 됨됨이와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복자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제정하신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번에 ‘비폭력, 평화를 위한 정치방식’이라는 담화를 발표하시면서 오늘날 전쟁과 테러와 인신매매, 학대, 환경 파괴 등의 폭력이 자행되는 있는 현실을 개탄하셨습니다. 심지어 신의 이름으로 폭력이 자행되기도 함을 지적하시면서 ‘어떠한 종교도 폭력의 정신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폭력은 신의 이름을 모독하는 행위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독일도 얼마 전에 베를린에서 트럭을 이용한 테러가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든 독일이든 세계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오늘날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평화를 위해 열심히 기도를 바치며 연대를 통한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