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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의 자녀답게 (본당총회장 및 평신도위원회 총회 연수 미사 강론)
   2015/11/16  11:14

본당총회장 및 평신도위원회 총회 연수


2015. 11. 14.


 찬미예수님! 여러분들 중에는 이번에 새로 총회장이 되신 분들이 계실 것이고, 혹은 재임 받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여러분의 응답에 축하와 함께 감사를 드립니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일꾼으로 쓰시겠다고 부르실 때 모세처럼 자신은 부족한 사람이라고 처음에는 거절했던 사람도 있지만 많은 예언자들도, 그리고 마리아도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말씀만 하소서.’하고 응답하였던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응답에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고 여러분들이 응답한대로 자신의 소임을 기쁘게 수행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우리 교구는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몇 년 동안 3가지 역점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제2차 교구 시노드’와 ‘교구 100년사 편찬’, 그리고 ‘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건립’이 그것입니다. 앞의 두 건은 이미 완료가 되었지만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은 아직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성당 모양은 거의 다 되었으며 실내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내년 봄이면 구 범어성당을 철거하고 조경을 하면 모든 것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래서 내년 5월 15일 ‘성령강림대축일’에 봉헌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성당 건립을 위해 협력을 해주신 모든 총회장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16년 교구장 사목교서 제목을 ‘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로 정하였습니다. 사목국장 신부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으셨겠습니다만, 오늘날 참으로 많은 가정이 위기 상태에 있고 교황님과 보편교회의 주된 관심이 그러한 가정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4월 11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전야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을 맞이해서 올 12월 8일부터 내년 11월 20일까지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도 이에 발을 맞추어 내년도 사목교서 주제를 가정사목과 하느님 자비의 실천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지난 9월 말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세계가정대회’가 있었는데 저도 참석하였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마지막 토요일과 주일 행사를 주관하셨고 주교들과의 자리도 마련하셨습니다. 주교들에게는 위기의 가정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어려움에 처한 가정들, 그리고 성사생활을 잘 할 수 없는 가정들을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총회장님들도 본당과 지역사회에서 어려움에 처한 가정들을 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구에서는 다자녀 가정들을 돕고 격려하기 위한 계획을 지난 달 사제평의회에서 결정하고 지난 사제총회에서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생명사랑펀드를 조성할 것입니다. 뜻있는 사람들의 많은 참여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100년의 세월 동안 교회에 가장 큰 전환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였습니다. 공의회는 1962년 10월 11일부터 1965년 12월 8일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개최되었던 것입니다. 다음 달 8일이면 그 공의회가 폐막된 지 50년이 됩니다. 

 3년 전인 2012년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교서 ‘믿음의 문’을 통하여 ‘신앙의 해’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폐막을 즈음하여서는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칙서 ‘자비의 얼굴’을 통하여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하셨습니다. 

 지난 번 ‘신앙의 해’ 주제 성구는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였습니다. 이번 ‘자비의 특별 희년’ 주제 성구는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죄인인 우리들에게 끊임없는 사랑과 용서를 베푸십니다. 우리도 이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비의 실천은 마음의 어떤 변화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지난 9월 20일부터 전 교구 차원에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하느님 자비의 실천의 한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비는 행동입니다.

 지난 11월 3일 있었던 사제총회에서 교구 사제들도 ‘사제답게 살겠다.’고 선서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답게’ 살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그리스도 신자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교는 주교답게, 사제는 사제답게, 수도자는 수도자답게, 평신도는 평신도답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 ‘평신도 주일’입니다. 이번에 교구 평신도위원회에서 마련한 강론 제목이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8)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 세상을 비추는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빛이신 그리스도를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은 어두움의 세력이 존재하고 그 어두움의 세력을 따르는 무리들이 많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 금요일 저녁 9시가 좀 넘어서 프랑스 파리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극장과 식당 등에 들어가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여 수백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런 비슷한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어두움의 세력이 활개를 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든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