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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덤을 향하여 (3대리구 교구장 대리 취임미사 강론)
   2017/02/26  11:58

제3대리구장 이응욱 신부 취임미사


2017. 02. 22. 월성성당

 

우리 교구는 지난 2003년부터 대리구제도를 시행하여 왔습니다. 이것은 날로 대형화되어가고 있는 교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복잡다단한 선교현장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며 지역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동안 대리구제의 시행으로 실제 사목분야에 적지 않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한 가지 예로 신부님들에 대한 연수나 행사에 있어서 교구에서 실시할 때보다는 대리구에서 실시할 때 참석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리구 내, 혹은 지역 내의 신부님들이 자주 모여서 사목정보를 서로 나누며 단합을 다진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지역 복음화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리구제로 인하여 교구와 본당 간에, 주교와 사제 간에 소원해지는 등의 단점들도 없진 않지만 그런 부족한 점들을 최소화하고 더욱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면서 지혜와 힘을 모운다면 대리구제가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리구의 교구장 대리 신부님은 대리구 내 사제들과 본당에 대하여 교구장의 통상적인 사목권과 감독권을 대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는 각 대리구의 교구장 대리 신부님들이 교구장을 대신하여 본당을 사목방문하고 사목감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구장 대리 신부님은 그런 통상적인 권한을 행사하기 전에 먼저 대리구 신부님들과 인격적인 신뢰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며, 일선 본당의 사목적인 요구와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지원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으뜸 사도로 선택하시고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오 16,18-19)
참으로 대단한 권한입니다. 지상교회의 권한을 베드로 사도에게 주신 것입니다.
본래 고대 로마에서 2월 22일은 가족 중에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런 관습에 따라 4세기 무렵부터는 신자들이 이날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를 기억하고 그분들의 무덤을 참배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의 기원인데, 나중에 6월 29일이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를 함께 기념하는 새로운 축일이 정해지면서, 오늘은 특별히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최고 목자로 세우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세워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그분을 중심으로 온 세계 교회가 하나가 되도록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4세기경부터 신자들이 해마다 2월 22일이 되면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무덤을 참배하였다고 했는데, 오늘날 세계의 모든 주교님들도 5년에 한 번 이 두 분 사도의 무덤을 참배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라틴말로 ‘Ad Limina (Apostolorum)’ 라고 합니다. 이 말은 ‘무덤을 향하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의 모든 주교님들이 5년에 한 번 로마로 가서 두 분 사도의 무덤만 참배하는 것이 아니라 교황님을 알현하고 필요한 교황청 부서들을 방문합니다. 그래서 ‘Ad Limina’ 라는 말을 정식 우리말로는 ‘사도좌 정기방문’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에 한국 주교님들의 사도좌 정기방문은 재작년 3월에 있었습니다.
하여튼 이렇게 세계의 모든 주교님들이 5년에 한 번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무덤을 방문하고 미사를 봉헌할 뿐만 아니라 사도좌를 방문하여 교황님을 알현하는 것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님들과의 일치를 나타내며, 더 나아가 세계 교회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 제3대리구장 이응욱 신부님의 취임미사에 교구장과 함께 많은 신부님들과 교우들이 참석하여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3대리구는 물론이요 우리 교구 전체의 일치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3대리구는 이응욱 신부님을 중심으로 친교와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어 이 지역 사회에 살아있는 구원의 표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 성직자의 활동을 천주교에서는 ‘사목(司牧)’이라는 말을 쓰고, 개신교에서는 ‘목회(牧會)’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칠 목(牧)’자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사목이든 목회는 그 말은 ‘양을 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성직자를 사목자, 또는 목회자라고 부르는데, 이 말은 다시 말하면, ‘목자’라는 말입니다. 그 목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오늘 제1독서인 베드로 1서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우리 모두가 잘 새겨들으시면 좋겠습니다. 이 말씀으로 이 강론을 맺겠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으뜸 목자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은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베드로 1서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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