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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함께 걸어요! (연을 쫓는 아이)
   2014/11/19  10:45
 방명록.jpg


주: 지난 토요일 마라도성당 1호 혼인커플이 남편과 아내 둘다 '바람, 돌이 많다'는 제주도 출신이고 또 성당방명록에 아내인 백숙희 베로니카자매님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함께 걸어가요!"라고 쓴 글을 보니 수년 전에 제가 돌과 연에 대해 쓴 글이 갑자기 생각나 이곳에 올려봅니다.^^*

 


                     <돌깨는 소리가 마치...>



  십자가를 안테나로!
  교회력으로 성주간이 시작되는 지난 주일, 즉 주님 수난 성지주일날 새벽에 저는 극심한 허리통증에 잠을 깨야 했습니다. 그리고 인근의 S 병원 응급실에 기다시피 가서 검사를 해보니 신장결석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몇 대의 진통주사를 맞고 당직 의사의 권고대로 월요일날 아침 일찍 시내에 있는 종합병원을 찾기로 하고 돌아왔는데 월요일 새벽에 또다시 시작된 허리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저는 다시 S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야했습니다. 그리고 ‘시내에 있는 종합병원보다 인근의 체외 충격파 쇄석기를 갖춘 비뇨기과의원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친지들의 권고에 따라 인근의 모 비뇨기과의원에 가서 오전 내내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정오쯤 신장에 생긴 돌 2개 중 하나를 체외 충격파 쇄석기로 간신히 깰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 여분간 신장에 생긴 돌을 깨기 위해 ‘탕, 탕, 탕’ 하며 누워있는 저의 허리에 연타로 들어오는 충격파와 소리는 때가 때인지라 마치 예수님을 우리 죄로 인해 십자가에 ‘탕, 탕, 탕’하고 못을 박는 소리와 고통처럼 여겨졌습니다.

  아무튼 이 은혜로운 성주간에 저의 몸속에 생긴 작은 돌을 통해 저에게도 예수님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주신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드리며 얼마 남지 않은 성주간에 그동안 여러가지 죄로 인해 돌덩이 아니라 납덩이보다 더 무거워진 저의 영혼이 그리고 저의 연을 높이 날리기보다 남의 연줄끊어먹기를 좋아하는 사악해진 저의 영혼이 하늘과 인간들을 이어주는 ‘십자가 연’으로 인해 높이 상승하길 바라면서 이인옥님의 묵상글 ‘돌’과 영화 ‘연을 쫓는 아이’(원제: the kite runner)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 돌 (요한 10,31-42 묵상) / 이인옥 >

      [어떤 돌은 사람과 사람을 가로막는 담을 쌓는데 사용되고
      어떤 돌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를 놓는데 사용된다. ]

  어디에선가 읽고 마음에 담아놓았던 글이다. 디딤돌이 되는가, 걸림돌이 되는가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 어떤 돌은 반석이 되어 그 위에 온 세상의 교회를 세우기도 한다. 집을 지을 때도 다리를 놓을 때도, 성벽을 쌓을 때도 치성을 들이며 탑을 쌓을 때도 사용되는 돌.

  그런데 요한 복음에서는 "돌"이 또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세상에 흔하디 흔한 돌멩이를 집어 사람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겠지만 사람을 치는 돌, 사람을 죽이는 돌, 그런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돌"이라는 자연물 역시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하느님의 피조물은 무엇이나 선한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 예수님을 돌로 치려고 하면서 유다인들이 주장하는 말은, "하느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에 당신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 좋게 창조된 자연만물로 사람을 해치려는 목적에 사용하는 것, 그것이 진짜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위해 하는 일인 듯 여기고 있는 단죄! 종교를 가장한 단죄는 지금도 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많이 자행되고 있는가?

  한번 붙들었다가 손을 뗄 수 없었던 "연을 쫓는 아이들"이란 소설에는 간음하다 잡힌 남녀를 공설운동장에 파놓은 구덩이에 반쯤 묻어놓고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돌로 쳐 공개처형하는 장면이 나온다. 며칠 전 복음에서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 온 여자를 예수님께서 구해주시던 장면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 그분의 자애로움을, 그분의 지혜로움을 어떻게 따를 수 있을까?

   정의를 수호한답시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산 사람에게 돌을 맞춰 죽이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 그들의 한 손에는 돌이, 다른 한 손에는 묵주가 감겨져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들의 만행 이야기다. 여기 묵주는 그들의 것을 말한다.) 인권 사각지역에서 권력자의 마음대로 행해지고 있는 심판. 죄를 지은 사람보다도 더 불의를 저지르고 있는 그런 자들은 차가운 돌보다 더 차가운, 단단한 돌멩이보다 더 굳은 마음을 가진 자들이다. 선하게 창조된 인간을 모욕하는 그 행위. 인간이라 말할 수 없는 그런 행위. 그것이 진짜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 복음처럼 하느님의 일, 즉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향해 던지는 돌이라면 그것이 진짜 돌이든, 돌보다 더 정확한 타격을 가하는 주먹이든, 돌보다 더 아픈 상처를 내는 칼이든, 총이든 돌보다 더 오래 피흘리게 하는 혓바닥이든 간에 그 행위가 바로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인간에게 주어진 힘을 그렇게 사용하지 말아야한다. 자연물을 악하게 이용하지 말아야한다. 사람을 해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선한 목적으로 창조된 모든 자연만물을 선하게 대해야 온 지구에 축복이 계속 내리지 않겠나? 우리에게 준 이 아름다운 지구를 돌처럼 가볍게 여겨 파헤치고 착취하는 행위 역시 하느님을 모독하는 일이다. 정치 권력자들은, 종교 지도자들은 그에 대한 대오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느님 모독 행위의 폐해는 즉각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이다. (출처: 가톨릭 굿뉴스 묵상방)



                    <영화 ‘연을 쫓는 아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아미르와 집안 하인의 아들인 하산. 입는 옷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둘은 모든 것을 뛰어 넘어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낸다. 특히 약한 아미르와는 달리 운동을 곧잘 했던 하산은 아미르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늘 그를 지켜주곤 한다.

  그런데 그들이 12살이 되던 해 겨울, 둘이 손꼽아 기다리던 연 싸움대회가 열린다. 대회에서 우승해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고 싶었던 아미르는 하산의 도움으로 우승을 하게 되고, 하산은 “네가 원하면 천 번이라도 너의 연을 찾아올 수 있다”며 떨어진 연을 쫓아 거리로 뛰어나간다. 하지만 최고로 행복했던 이날, 두 소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사건이 발생한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었던 하산과 달리, 자신은 친구를 모른 척 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아미르는 하산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결국 그에게 도둑 누명을 씌워 집에서 내쫓아 버린다.

  그후 세월이 흘러 성공한 소설가로 인정을 받은 아미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리고 자신은 그 옛날 하산과의 우정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하산은 언제나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며 뒤에서 자기를 지켜봐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미르. 아미르는 하산과의 우정을 되찾기 위해, 또 화해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놀랄만한 용기를 발휘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사도 7, 55-60>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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