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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지옥이 되고있는 지상낙원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2015/04/27  12:4
 삶은_계속.jpg


주: 최근 네팔 대지진으로 사상자가 수 천명이 넘을 거라는 외신을 접하고 슬픈 마음에서 지난 2005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생지옥이 된 지상낙원 ‘카슈미르’>

 십자가를 안테나로!
 요즘은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납니다. 파키스탄의 대지진, 미국에 이어 중남미의 허리케인 피해소식, 그리고 전세계를 긴장시키는 조류독감 소식등... 급기야 병석에 누워계시는 저의 모친은 “말세야, 말세!..이제 곧 주님을 만나 심판을 받게 될 것 같으니 잘 준비를 해야겠어...”하시며 제게도 ‘더욱 기도를 많이 하거라!’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대재앙이 ‘천재지변’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 자초한 ‘인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느님이 주신 지상 낙원인 이 아름답고 소중한 지구를 우리가 이기심, 무책임한 난개발, 그리고 전쟁 등으로 생지옥을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지구도 좀 조용히 쉬고 싶은데 사람들이 서로 싸운다고 폭탄을 투하하고 또 개발한다고 땅을 마구 파대니 지진은 지구가 이른바 ‘떨녀’(?)처럼 몸을 심하게 떨고 또 몸살을 한 것은 아닐까요? 참고로 카슈미르에 관한 신문칼럼과 지진에 관한 이란 영화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카슈미르 / 김기천>

 “지상낙원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 곳일 것이다.”
 과거 인도의 한 왕은 히말라야산맥 고산지대에 있는 카슈미르 지방을 보고는 거기가 바로 ‘파라다이스’라고 감탄했다. 만년설을 이고 늘어서 있는 해발 5000~6000m 고봉(高峰)들과 가슴 서늘하도록 시린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의 풍광은 오랫동안 인간이 꿈꿔온 이상향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지 모른다.

 세계 4대 장수촌의 하나로 꼽히는 훈자마을이 카슈미르에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100세 넘는 노인들이 수두룩하고 7080세는 청년 취급을 받았다는 곳이 훈자 마을이다. 일본 만화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무대이기도 하다. 훈자 사람들에겐 맑은 공기와 스트레스 없는 삶, 소식(小食)하는 습관 말고는 별다른 장수비결이 없다. 카슈미르의 자연을 한껏 즐기면서 여유롭게 사는 것이 오래 사는 비법이라는 것이다.

 카슈미르는 대승불교의 경전이 완성된 곳일 만큼 불교가 번성했는가 하면, 힌두교 3대신(神) 중 시바신을 숭배하는 셰이비즘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따라온 그리스 병사의 후예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신봉한다. 기독교를 제외한 3대 종교가 각축을 벌이는 문명의 교차로였던 셈이다. 신라승 혜초 역시 이곳을 거쳐가며 가엽미라국(迦葉彌羅國)과 소발률(小勃律) 등 옛 카슈미르 왕국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그 카슈미르가 언제부턴가 지상의 지옥처럼 변하고 말았다. 1947년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래 카슈미르에서는 총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3차에 걸친 인도·파키스탄 전쟁에다, 인도 정부군과 카슈미르 회교반군의 무력 충돌로 수만 명이 죽어나갔다. 카슈미르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이 분할 통치하고 있는 데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불교도가 뒤섞여있어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일 파키스탄을 강타한 대지진에서 카슈미르가 집중적인 타격을 입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학생 350명이 떼죽음을 하고, 산악마을이 통째 매몰돼 생지옥이 따로 없는 모습이다. 사망자가 2만~4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장비와 의료진은 부족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위안은 적대국 인도까지 세계 각국의 긴급 구호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종과 종교, 이념을 뛰어넘는 인류애의 행렬에 우리도 빠질 수 없다.  

                                                                             (출처: 조선일보 칼럼 )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1990년 이란, 테헤란시 외곽의 톨게이트.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지진의 피해를 방영하며 아울러 ‘부모잃은 아이들을 입양해야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집과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고국의 대지진 소식에 황급히 돌아온 영화감독 키아로스타미는 그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소년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초조하다. 하지만 코케마을로 가는 도로는 자동차들로 꽉 막혀있고 그의 여정은 어렵기만 하다. 샛길을 돌아 마주치는 사람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포스터를 보여주고 아이들의 생사를 물어보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그날의 삶조차 힘겨워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답변해주지 않는다. 감독의 뒷좌석에 앉아 여정을 함께하던 어린 아들은 지쳐 잠든다.

 바위더미에 집을 잃은 사람들, 가족을 몽땅 잃고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 식구들이 전부 죽었다고 말하면서 물지게를 지는 할아버지, 이들이 만난 생존자들은 그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너무 많이 울어서 흘릴 눈물이 남아있지 않은 그들은 묵묵히 또 다른 삶을 꾸려간다. 그 사이에 차는 점점 더 코케마을에 가까워지고 그는 우연히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할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던 루히씨를 만난다. 그들을 반기며 자신의 집으로 이끄는 노인. 그 지진 속에서 노인은 살아남았고 집도 무너지지 않았다...

                               <말씀에 접지하기; 루카 21, 10-11>            

                 (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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