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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리로 학처럼 나는 김광석씨 (천년학)
   2015/05/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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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천진암에서 아마추어무선 이동국 운용중인 김광석씨의 모습 ^^*


주: 오늘 KBS-1TV 아침마당에 재담소리꾼이며 시각장애자인 백영춘 할아버지가 그의 애제자 최영숙씨와 함께 출연하여 '장대장 타령'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것을 시청하다가 갑자기 시각장애자이자 한국 최초의 아마추어무선사 김광석씨가 생각나 지난 2007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소리로 학처럼 나는 김광석씨>

 십자가를 안테나로!
 병상에서 하루종일 가톨릭신문을 읽고 또 읽으시던 모친이 갑자기 보물을 발견한 듯 큰 소리로 저를 불렀습니다.
“이냐시오야! 김광석씨가 신문에 났다!...”

 약 20여년 전, 저와 함께 서울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마르코니회)를 창립한 시각장애자 김광석씨에 관한 가톨릭신문의 기사를 모친이 보고 저를 불러 “아니 뭐해, 축하해야지...어서 전화해봐!”하시며 저를 재촉하는 것이었습니다.

 2년전, 교우 몇 명과 함께 양수리부근에 있는 김광석씨댁을 방문했을 때 저희는 여러 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식물원, 미술 전시관 못지않게 잘 가꾸어진 집뿐만 아니라 김광석씨가 최근에 사물놀이까지 익혀 발표회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맛있는 차를 저희들에게 끓여 따라주시며 능숙한 솜씨로 사물놀이 악기들의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아무튼 아마추어무선의 전파를 타고, 또 사물놀이의 악기 소리를 타고 학처럼 하늘을 멋지게 날고 있는 김광석님께 축하를 드리며 그에 관한 가톨릭 신문기사와 판소리에 관한 영화 ‘천년학’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 꿈 담은 전파 쏩니다 / 김광석 >

“CQ, CQ, CQ. This is HL2AWO calling and standing by.”

서울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마르코니회) 김광석(안드레아 54 의정부교구 구리본당) 회장이 무전기 전원 스위치를 켜고 CQ(Come Quickly) ‘듣고 계신 분 아무나 응답해 주세요’라는 의미) 호출을 하자 얼마 되지 않아 또렷한 음성이 잡힌다. 능숙하게 무전기를 다루고 하루에도 몇 차례나 해외 아마추어무선사(HAM)들과 스스럼없이 교신을 주고받는 김회장에게 시각장애는 약간의 불편함일 뿐인 듯하다.

 김회장이 햄(HAM)이 된 것은 지난 1983년. 연세대 상대를 졸업하고 유학 준비를 하던 중 갑작스레 닥친 급성 포도막염으로 시력을 잃고 끝 모를 좌절과 희망의 부침 가운데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 우연한 기회에 책임을 맡게 된 가톨릭맹인선교회 부설 가톨릭녹음도서관에서 활동하던 한 봉사자가 그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끈 메신저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인이 햄 자격시험에 응시한 전례가 없던 터라 시험을 치는 일부터가 도전이었습니다.”

 1984년 4월. 호출부호 HL2AWO로 개국하며 새로운 삶에 의욕을 되찾은 김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의 햄 활동과 교육을 위해 1983년 10월 한국맹인아마추어무선사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았고, 1985년 7월 서울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를 창립했다.

 마르코니회로 햄들 사이에 더 많이 알려진 이들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무선을 통해 대화를 나누어 오다 지난 1990년 3월부터는 생명 가정 자연 환경 사회 신앙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눔을 이어와 올 5월이면 900회 돌파를 바라보게 되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쉬는 신자들을 회두시키는가 하면 비신자를 하느님 품으로 이끄는 등 신앙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 현재 회원만 2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삶은 먼저 용기를 내 다가서기만 하면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메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조심스레 세상을 더듬으며 사람들에게 안테나를 맞춰가는 김회장. 사회 통합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전파를 쏘아 보내듯 기쁜 소식을 담은 희망을 쏘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출처: 2007년 4월 15일자 가톨릭 신문)



                                    <영화 ‘천년학’>

 서로 남남이지만 소리꾼 양아버지에게 맡겨져 남매가 된 ‘동호’(조재현 분)와 ‘송화’(오정해 분). 서로의 소리와 북장단을 맞추며 자라난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동호’는 마음속의 연인을 누나라 불러야 하는 괴로움을 견딜 수 없어 집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몇 년 후, 양아버지가 죽고 ‘송화’는 눈이 먼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리고 누나 ‘송화’를 찾아 다시 한 번 그녀의 노랫소리에 북 장단을 맞추며 눈이 되어 주고 싶은 ‘동호’는 그녀를 찾아 길을 나선다.


 하지만 엇갈린 운명으로 얽힌 두 사람은 가슴 아린 잠깐의 만남과 긴 이별로 자꾸 비껴가기만 한다. 그러던 중 ‘동호’는 유랑극단 여배우 ‘단심’(오승은 분)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그리고 차마 동생 ‘동호’앞에 사랑을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학이 머문다’는 마을 선학동 선술집 주인 ‘용택’(류승룡 분)의 한결같은 짝사랑도 뿌리치며 판소리가 ‘동호’인 듯 노래에만 열중하던 ‘송화’는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아 모습을 감춰버리고 판소리를 좋아하는 어느 부잣집 영감의 소실이 된다.

 한편 선학동 ‘용택’의 선술집을 찾아온 ‘동호’는 자신이 미처 몰랐던 누나 ‘송화’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앞을 못보는 송화를 위해 정성껏 그녀에게 편리한 집을 마련한다... 하지만 약한 몸을 상해가며 득음을 위해 산과 바다, 폭포 아래에서 무리하게 노래 연습을 하던 송화는 어느 날 행방불명이 되고... 두 마리의 학만이 선학동 위를 난다...

                           <말씀에 접지하기; 시편 19, 4-5>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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