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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신만고 끝에 런던에 왔지만...(인 디스 월드)
   2015/08/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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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근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부근에 버려진 차안에서 죽은 지 며칠 되어보이는 난민 70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고 지난 2005년에 난민에 관해 쓴 글을 올려봅니다. ㅠㅠ

 

                                   <천신만고 끝에 런던에 왔건만... >


   십자가를 안테나로!

    요 며칠간 런던 시민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만해도 수십년간 전쟁을 방불케하는 올림픽유치경쟁 끝에 프랑스를 제치고 런던으로 결정이 되어 전국민이 샴페인을 터뜨리고 축제를 지내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런던 지하철과 버스에 연쇄폭탄테러가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수백명의 사상자가 난 이 테러는 유럽 알 카에다를 자처하는 이슬람교도들의 소행이라는 블레어총리의 발표는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한 많은 나라 국민들의 마음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난민들은 소련의 침공을 피하여, 또 미국의 폭격을 피하여 전세계로 흩어져 살아가고 아니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프가티스탄의 자말이라는 한 어린이가 생사가 엇갈리는 천신만고 끝에 런던에 왔건만 그가 만18세가 되면 영국에서 추방이 될거라고 합니다. 9. 11후 유럽의 많은 이슬람 사원이 유럽인들부터 보복테러를 당했다고 하는데 오늘도 런던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열심히 ‘알라 신이여, 제발 런던에서 제가 추방당하지 않게 해주십시오...’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자말의 기도소리와 “하느님, 여왕을 구하소서‘하는 영국의 애국가 소리가 섞여져서 이것이 하늘나라를 뒤흔드는 또하나의 화살기도 아니 ’폭탄 기도‘가 되지는 않을런지요? 참고로 불쌍한 난민들을 다룬 영화 ’인 디스 월드‘를 소개합니다.


                            <영화 '인 디스 월드 : In This World'>

 

   파키스탄 국경의 아프가니스탄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자말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주변 벽돌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서 받는 겨우 1달러도 채 안되는 일당으로 어린 동생까지 책임지고 있는 12살 소년가장이다. 그런데 어느 날 친척의 결혼식에서 사촌형 에나야트를 런던으로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과 배고픔에서 헤어날 수 없는 그곳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자말은,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에나야트의 통역을 맡겠다고 나서 그의 런던행 밀입국에 동행이 된다. 환전꾼까지 밀입국 육로여행의 위험을 재차 경고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찾는 이들에게 이 길은 유일한 선택! 두 사람은 알라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위험천만한 여행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여행의 흥분과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냉혹하고 잔인한 세상!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데만 관심이 있다.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는 자말과 에나야트같은 밀입국을 시도하는 아프가니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또 그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부패한 관료에게 소중한 워크맨을 빼앗기는가하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기로 한 브로커는 돈만 챙겨 달아나버린다. 심지어는 이란에서 검문에 걸려 파키스탄으로 되돌려 보내지는데, 두 사람은 세찬 모래바람에 휘청거리며 황토빛 사막을 맨몸으로 걸어서 다시 이란에 도착하는 고생까지 감수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사람들 틈에서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으로 지쳐가면서도 서로를 다독이는 자말과 에나야트.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야하는 야간산행에 성공하면서 또 하나의 국경을 넘어 무사히 터키에 도착하는데, 이번엔 밀입국 브로커가 두 사람을 공장에서 실컷 부려먹고는 인신매매하는 마피아에게 팔아넘긴다. 영문을 모르는 자말과 에나야트는 이제 곧 런던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으며 컨테이너 박스 안에 가둬지고, 터키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배에 실린 컨테이너의 문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열리지 않는다. 사촌형 에나야트를 포함한 사람들은 하나둘 질식해 쓰러져 가고 끔찍한 죽음의 공포 속에서 생존하여 이탈리아에 도착한 자말은 필사적으로 그곳을 탈출하여 파리를 거쳐 그렇게도 그리던 런던에 도착하였으나 영국 정부는 자말에게 그가 만18세가 되면 다시 영국에서 추방한다는 폭탄같은 통보를 보낸다.

 

                  (마르코니 문화영성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