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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이파이 (밤쉘)
   2018/09/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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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파이

   십자가를 안테나로!
   가톨릭 전례력으로 '성 십자가 현양축일'인 오늘(9/14), 저는 대구 전파관리소로부터 아마추어무선국(HAM) 재허가장을 받았답니다. 앞으로 5년간 아마추어무선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요즘 약 40년간 사용한 무전기보다 작년에 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고 또 어딜 가더라도 ‘그곳이 와이파이(주 : 무선으로 근거리 인터넷망에 접속하는 기술)서비스가 되는지?’부터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MBC ‘TV 서프라이즈’에서 저는 이 와이파이 기술이 영화 ‘삼손과 데릴라’에서 데릴라역으로 출연했던 미국의 유명한 여배우 헤디 라머 (1913-2000)에 의해 발명되고 개발되었지만 미국 당국이 그녀가 외국인(오스토리아인)이라는 구실로 그녀의 특허를 무단 강탈해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그녀의 의해 개발된 이 신기술 덕분에 지금 많은 이들이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었고 또 저는 최근에 성서묵상을 하다가 ‘십자가 아래에 계셨던 성모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이 바로 십자가 와이파이 혜택을 특별히 받았다는 것’(요한 19, 25 참조)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여배우 헤디 라머에 관한 다큐 ‘밤쉘’(Bombshell: The Hedy Lamarr Story)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밤쉘’>

   오스트리아 출신인 헤디 라머는 1933년에 영화배우로 데뷔를 하고 19살의 어린 나이에 나치에게 군수물품을 제공하는 부자와 결혼하는데 그녀의 남편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독일의 히틀러를 자기집 파티에 초대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졌던 파시스트였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은 자기 아내가 신인시절에 누드로 등장했던 영화포스터와 필름을 모두 사들여 소각하고 또 아내가 아예 바깥으로 못나가게 할 정도로 의처증을 가진 사람이었다.

   한편 자유로움을 추구하던 헤디 라머는 결국 그 집을 탈출해서 미국 할리우드로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당시 오스트리아에는 출연료가 비교적 싼 유럽 여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MGM의 대표가 와있었는데 그를 찾아가 당당하게 출연료 협상을 한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물론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그가 탄 배를 따라 타서 사람들이 모이는 저녁식사 자리에 드레스와 장신구로 자신을 꾸민 후 의도적으로 그의 테이블 옆을 지나갔다. 그 때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를 향해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스타성을 확인한 MGM은 그녀를 마침내 캐스팅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해서 1937년에 극적으로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 헤디 라머는 ‘1940년대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자 백치미의 화신’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러나 그녀가 백치미의 이미지로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로 헤디 라머의 진정한 취미이자 특기는 과학과 발명이었고, 어렸을 땐 오르골을 분해한 후 다시 조립하며 놀고 화학을 사랑했던 소녀였다. 실제로 "사람들은 저를 잘 몰라요. 저는 외모보다 두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말이예요."라는 말을 남긴 그녀는 전성기일 때도 할리우드 파티에 참석하는 대신 거실 벽에 핀으로 설계도를 꽂아 놓고 기계공학 책들을 잔뜩 쌓아둔 채 발명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할리우드는 배우들에게 각성제를 먹여가며 밤늦게까지 촬영하던 시스템이었는데, 그런 악조건에서도 그녀가 자지 않고 발명에 몰두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1940년 9월, 독일 잠수함 U-boat가 여객선 City of Benares를 격침해서 어린이를 포함한 약 300명의 유태인 피난민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한 그녀는 연합군을 위해 어뢰 타격률을 높일 수 있는 무선조종 어뢰를 발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1942년에 실험적인 작곡가 조지 엔타일과 자동 피아노 원리를 활용해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군사기술 등 무선통신산업의 근간이 되는 '주파수 도약(Frequency Hopping)'의 윈리를 발명하고 <어뢰를 제어하기 위한 보안 무선링크>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는 해군 통신 프로토콜로 미리 정해진 패턴에 따라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무선신호의 주파수를 끊임없이 변화(주파수 도약)시켜 적이 신호를 탐지하지도 교란시키지도 못하게 하는 기술이다. 심지어 영화 <에비에이터>의 주인공인 항공기 설계자 하워드 휴즈에게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날개의 아이디어를 준 것도 그녀였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그녀의 인기를 이용하여 무려 300억불의 전쟁채권을 팔았지만 그녀의 국적이 오스트리아라는 이유로 그녀의 모든 특허권을 강탈해갔고 ...그녀는 노후에 월 300불 정도의 배우연금으로 어렵게 살았다고 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19, 25>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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