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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부가 서로 사랑하거나 미워하면 온 세상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이다.
   2013/06/22  15:57

부부가 서로 사랑하거나 미워하면

온 세상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마태 18,19-22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어느 미국인 부부는 세 자녀들 두고 있는데도 한국에서 미혼모들이 아이들을 내버린다는 것을 알고 심사숙고한 끝에 정박아 둘을 입양하기로 했다. 이 부부는 열심한 신앙인이요 서로 사랑하는 모범적인 부부였다. 그들은 자기 사랑의 힘으로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입양아 둘을 키우기 위해 이 부부는 번갈아 가며 각기 퇴근한 뒤 다른 일을 하나 더 하기로 했다. 자기 아이들도 정박아 입양에 찬성하고 부모님을 도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부는 시간이나 돈이 남아서가 아니라 없는 시간을 할애하고 넉넉하지 못한 생활비를 더욱 아껴 두 정박아를 입양시켰던 것이다. 어느 날 입양된 정박아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이 미국인 양어머니는 울며불며 집안을 샅샅이 찾아다녔다. 집 밖에 있는 창고 문을 열어보니 그 아이가 냉장고를 열어둔 채 그 앞에서 웃는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몹시 굶주려서 냉장고 안의 음식을 보고서 얼마나 기뻤는지 웃고 또 웃었는가 보다. 먹지는 못해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뻤던 것이다. 양어머니는 얘야, 이 세계에서 제일 부자 나라의 이 어머니가 너를 굶길 것 같아? 어림도 없지.”라고 말하면서 그를 꼭 안고 침대 위에 눕혔다. 이 입양은 이 부부가 서로 진정으로 사랑한 삶의 열매다. 부부사랑이 충만하면 끊임없이 넘쳐흘러 생명을 탄생시키고 가꾸고 성장시킨다. 이 부부의 사랑은 이기심을 죽이고 생명경시 풍조를 이겨내며 죽음에서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 있다.

 

 

그 동네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의사로 활동하는 한국인 부부가 위 입양사실을 알았다. 이 한국인 부인은 날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싼 옷을 입고 수다를 떠는 일로 이민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자기 조국이 내다버린 정박아를 입양한 그 미국인 부부를 볼 때마다 큰 절을 하며 인사를 한단다. 미국인들이 피와 땀을 흘려 쌓아올린 번영과 부귀를 중간에 와서 불로소득으로 향유하는 자기가 너무나 이기적이고 물질문명에 취해 사랑을 저버린 기생충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 한국인 부인은 죽었다 다시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그 헌신적인 봉사, 기한부도 아니고 입양된 아이들이 죽을 때까지 기약 없이 봉사해야 하는 그 어렵고 골치 아픈 봉사를 하는 미국인 부부가 존경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 부부는 많은 사람이 사랑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있는 상황에서 여가생활이니 취미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사치스러운 짓으로 비쳐진 것 같다. 이 부부의 사랑은 무조건적이요 영원한 사랑이다. 이러한 부부를 그리스도교 국가인 미국이나 서 유럽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죄를 지은 형제자매들에게 회개의 은혜를 내려 달라고 간청하기 위해 두세 사람이 당신의 현존을 의식하고서 모인 곳에 현존한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현존에 힘입어 충분한 사랑을 가지면 회개시키지 못할 죄가 없다는 말과 통한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면 하느님의 현존 속에 살고 이웃을 깊이 있게 이해하며 그에게 회개하고 하느님과 원수를 사랑할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누구나 다 강박관념이나 열등의식이나 심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쉽게 마음에 상처를 입고 미움과 원한에 사무친다. 그래서 각별한 애정과 관용을 베풀어야 화해할 마음을 품게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거절하는 사람에게 사랑할 힘을 준다. 죄인들을 용서하는 사람은 죄악과 폭력의 악순환을 파괴하고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예수님이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이들 가운데 현존하시는 목적은 그들과 죄인들을 모두 하늘에 계신 당신 아버지와 일치시키기 위함이다. 이렇게 죄인들은 역설적으로 공동체가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동기 역할을 한다.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는 가정이나 모임에는 하느님의 생명이 넘쳐흘러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생명을 전해주는 사랑의 사도가 된다. 우리 부부, 우리 단체가 과연 이웃에게 힘이 되고 기쁨과 삶의 의미가 되어 주고 있다면 우리의 만남은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행복을 전하는 곳이 된다.

 

 

레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도스토예스키는 이 소설을 극찬했고, 로맹 롤랑은 구성이 소설 전쟁과 평화보다 완벽하다.” 했고, 토마스 만은 세계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사회소설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미국과 영국과 호주의 유명작가 125명이 세계 최고의 문학작품 10권씩을 선정했는데 그 중에서 안나 카레니나가 최고였다.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르게 불행하다.” 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닮은 데가 많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사랑의 힘으로 늘 이웃에게 도움과 용기와 희망을 주고 불목 가운데 일치와 평화를 창조하는 힘이 있다. 진정한 성공은 주위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가족은 짐이 아니라 복이다. 일에 몰두하면 가족이 짐으로 느껴지지만. 누군가가 보지 않으면 내다버리고 싶은 것이 가족일 때가 있다. 그러나 남에게 한 선행은 곧 자신에게 한 선행임(톨스토이)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족이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이며,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아름다운 보상이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가족들은 각기 자기의 이해타산에 눈이 어둡기 때문에 서로 경쟁대상이나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여긴다. 가족이 이기심에 빠지면 불화와 증오를 초래하고 가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더구나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부는 이웃에게 늘 문제를 일으키고 골칫거리가 되며 이웃을 이기적으로 이용해먹으려고 안간 힘을 다 쓴다. 이러한 부부는 친구를 하나 얻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잃는 데는 잠시뿐이라는 진리를 무시하고 친구들이 자기를 떠나간다고 욕하는 인간이다.

 

 

우리 부부는 날마다 한 번 이상 함께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면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살아 정박아 둘을 입양해서 그들을 키우느라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 미국인 부부처럼 부부사랑의 혜택을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 힘을 얻는다. 이러한 가정이 곧 하느님의 성전이요 구원의 요람이며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당신이 쓸모 있는 것만큼 행복할 것이다

 

 

한 생명을 구한 이는 전 세계를 구하는 사람이다.”(탈무드내가 한 사람을 사랑하면 모든 사람을, 세계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돌 하나, 풀 한 포기도 사랑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함으로써 세상을 사랑한다.”(E. Fromm)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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