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코카콜라 회사'' 회장의 유서(연중 제23주일)
   2013/09/07  12:22

코카콜라 회사회장의 유서(연중 제23주일)

 

루카복음 14,25-33

 

 

 

학자요 정치가요 그리스도교 성직자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주한 미국대사였던 제임스 레이니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여 에모리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던 어느 날 쓸쓸하게 혼자 앉아 있는 한 노인을 만났다. 레이니 교수는 이 노인에게 다정하게 인사하고 말벗이 되어 주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노인을 찾아가 잔디를 깎아주거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2년여 동안 우정을 나누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서 노인을 만나지 못하자 노인의 집을 방문했는데 노인이 전날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문하러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아가서 그 노인이 바로 코카콜라 회사의 회장이었음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때 이 회사 직원이 다가와 회장님께서 당신에게 유서를 남기셨습니다.” 하며 봉투를 내밀었다. 레이니는 유서를 읽어보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은 2년여 동안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말벗이 되어 준 친구였소. 내 집 뜰의 잔디도 함께 깎아 주고, 커피도 나누어 마셨던 나의 친구 레이니에게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에게 25억 달러와 코카콜라 주식 5퍼센트를 유산으로 남깁니다.” 레이니 교수가 너무 뜻밖에 엄청난 액수의 유산을 받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세 가지나 되었다. 첫째는 온 세상에서 몇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부자인 그 노인이 무척 검소하게 살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가 코카콜라 회사의 회장이었는데도 자기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며, 셋째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돈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레이니 교수는 막대한 유산에 집착하거나 도취되지 않았다. 그는 그 모든 돈을 에모리 대학의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러자 교수들과 학생들은 그를 에모리 대학의 총장님으로 모셨다

 

예수님은 군중에게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 가족이나 자기 목숨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고 제 십자가를 져야 하는 것이라고 이르셨다(루카 14,26-27). 예수님과 이웃을 위해 기꺼이 자재산과 자기의 목숨을 희생하고 수고할 마음을 품어야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숨어서 레이니 교수 같이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레이니 교수는 코카콜라 회장에게 받은 막대한 유산을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교육사업에 투자했다. 그는 돈이나 가족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한 사람이다. 우리가 가족들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해야 하는 경우는, 가족들이 반대해도 가정기도를 함께 바치고 불우한 이웃을 돕고 가족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가족이기주의를 버리는 것 들이다.

 

레이니 교수처럼 권력과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롭고 대의명분이나 진, , , 사랑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어야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 부귀영화에 마음을 빼앗기면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뿐만 아니라 하느님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재산을 잃는 것은 다시 재산을 모으면 되기 때문에 손실이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인격이나 명성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손실이다.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훌륭한 인격이 목적이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 제 십자가를 져야 하는데 이는 전교하는 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심는 일, 실망 가운데 희망을 품는 것, 불의 가운데 정의를 세우는 것, 세계평화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공동체와 국제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기도하고 제 힘이 닿는 대로 노력하는 것이다. 전 세계 초강대국들은 시리아에서 2년 동안 10만 명 이상이 내전으로 죽고 2백만 명 이상이 전쟁난민으로 생지옥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 동안 제 이속을 챙기는 데 급급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관심주의로 일관해 왔다. 13년 9월 6일 '주요 20개 국' 정상들이 상트페테르부르그에 모여 시리아의 내전을 끝내게 할 아무런 조치도 마련하지 못했다. 현대 강대국 정치지도자들의 윤리수준이나 정신연령이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이제 와서 미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전쟁을 전쟁으로,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응징하려 하는 어리석은 계획을 꾸미고 있다. 피해를 볼 사람들은 무고한 서민들과 아이들과 여자들일 것임이 분명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시리아, 이집트,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는가? 하루 종일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인류평화와 약자들의 인권수호인가?

 

레이니 교수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이 세상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권력과 지위와 소유를 포기하고 사랑을 택하면 새로운 인간, 행복한 인간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덧없이 사라지고 마는 부귀영화에 집착한 나머지 이기주의자가 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의 인생은 실패작이다

 

부끄러워하지 않을 일을 부끄러워하는 사람,

  부끄러워할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모두 허위의 관념에 사로잡혀

  파멸의 길로 떨어지는 사람이다.”(붓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 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 루카 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