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사랑의 상승작용(연중 제24주일)
   2013/09/14  9:8

사랑의 상승작용(연중 제24주일)

 

루카복음 15,1-11

 

 

 

 

193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의 집 마당을 쓰는 하인이 세 시간 넘게 지각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타고르가 당장 그를 내쫓아야 하겠다고 결심했다. 3시간 후 허겁지겁 달려 온 하인에게 빗자루를 던지며 말했다. “당신은 해고야! 빨리 우리 집에서 꺼져!” 그러자 하인은 빗자루를 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제 밤에 제 딸애가 죽어서 아침에 묻고 오는 길입니다.” 타고르는 그 말을 듣고 인간이 자신의 입장만 생각했을 때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화가 날 때 한 순간만이라도 이웃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아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더 데레사는 판단하면 사랑할 수 없어요.” 하고 가르쳤다.

 

 

타고르의 입장에 서본 사람은 자기의 잔인한 인간성에 참혹한 슬픔을 느낄 것이다. 그러지 않다면 하인의 딸이 죽은 것을 미리 알지 못했기 때문에 성을 내도 괜찮다고 자기를 합리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합리화하는 사람은 웬만한 일로는 웃거나 울지도 못하는 감각이 무디어진 강심장이다. 이런 사람은 거창한 일을 보아야 감동하는 사람이요 회개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는 하느님이 죽은 라자로가 다시 살아나 부자의 형제들을 찾아가 저승의 상황을 설명하고 형의 뒤를 따라 지옥에 가지 않게 하라고 훈계하게 하셔도 그들이 회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 훈계는 성경에 대해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멀리하고 텔레비전이나 현세의 부귀영화에 중독되어 지나친 개인주의와 이기심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은 죄의식이 약해 자기 죄를 잘 찾아내지 못한다. 하느님은 이런 사람을 찾아 죄의식을 일깨워 구원하러 오셨다.

 

 

예수님은 아흔아홉 마리 양을 광야에 놓아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을 때까지 광야를 헤매시는 목자이다. 예수님은 이 한 마리 양을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려고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결함이 많거나 멸시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기피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런 인간적 감정을 이겨내고 죄인을 향한 사랑으로 충만하신 분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으려고 날마다 성경을 읽고 평일미사에 참석하곤 한다. 남을 본받는다는 말은 전인적 차원에서 그의 인생행로, 가치관, 사고방식, 활동, 죽음에 동참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그리스도를 닮지 않은 것을 뉘우치는 사람이 자기의 목숨과 인생이 자기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여긴다.

 

 

우리가 천주교 신자가 된 목적은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가정이나 공동체나 사회에 서 죄인들이 회개하여 예수님을 닮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회개해야 할 사항은 오무(五無)라고 할 수 있겠다. 첫째는 무정(無情)’인데, 자기가 인정사정없는 냉정한 사람인지 살펴보고 사랑이 많은 좋은 성품을 닦아야 하겠다. 둘째는 무례(無禮)’인데, 자기가 대인관계를 위한 토대인 예의를 모르는 사람인지 살펴보고 예의범절을 배우고 교양을 갖추려고 애써야 하겠다. 사람들은 무례한 사람 곁을 떠나간다. 셋째는 무식(無識)’인데, 자기가 하느님과 이웃에 관해서나 전문분야에서 무식한데도 유식한 척 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하겠다. 넷째는 무도(無道)’이다. 신분과 직책에 따라 가야 하는 길이 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아버지의 길, 어머니의 길, 부부의 길, 자녀의 길, 스승의 길, 이웃의 길이 있다. 이 길을 충실히 걸어가는 사람을 도리를 아는 사람이라 한다. 그러나 이 길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사람을 무도한 사람이라 한다. 이러한 사람은 대인관계를 할 기본 능력이 결여된 사람이다. 다섯째는 무능(無能)’이다.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 상부상조하고 남에게 유용한 존재가 될 수 있는데 무능하면 아무데도 쓸데없는 인간이 되고 만다. 자기가 가진 것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오무'에서 회개한 사람은 하느님과 이웃이 원하는 자리와 모습을 갖추고 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 팔방미인이 된다. 그가 가는 곳은 언제나 웃음과 행복이 찾아온다. 그를 만나는 사람은 다 가야할 길과 삶의 의미와 보람을 깨닫는다. 자기의 작은 장점을 인정받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도 그 사람 곁에 가기만 하면 고귀한 존재로 인정받는다. 집안이든 사회든 모든 사람이 서로 장점을 인정해주고 칭찬해 줘야 회개하고 남을 인정해줄 힘을 얻는다. 그러면 부부나 친구나 이웃과 맺는 관계에 상승작용(synergy)이 일어나며 행복한 대인관계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사랑의 첫 단계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는데 알고 난 뒤 그 사람의 고향이 꽃피는 곳이 되고, 그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고, 그의 시선 하나 하나를 사랑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그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된다. 그 다음 사랑의 상승작용은 그가 보고 싶어지고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느끼는 데서 드러난다. 그가 생각이 나면 내 인상이 밝아지고 희열을 느낀다. 그 다음 그와 함께 있으면 한없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을 자기 둘레로 모아들이는 사람과 등을 돌리게 하는 사람의 차이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차이에서 생긴다. 물건을 팔고난 다음 전화를 한 번 더 해주는 상인, 아랫사람의 말을 한 번 더 들어주는 지도자,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를 먼저 하는 사람, 한 발 앞서 먼저 인사하고 베푸는 사람의 둘레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워하는 사람이 많은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자기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이처럼 전화, 인사, 칭찬, 사과, 고마워하는 방법이나 횟수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회개가 성립되고 우리 자신을 얼마든지 더 훌륭한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누구 때문인지 생각해보자. 늘 자기 자신 때문임을 알게 될 것이다. 자기가 바뀌어야 남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법이다.

 

 

흔히 친구란 내 잘못이나 단점도 눈감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은 친구라기보다 공범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나를 비판하지 않을 친구의 사랑에서 나를 지켜주소서.”(T. 머튼). “적을 사랑하여라. 그들은 너의 결점을 정확하게 말해주기 때문이다.”(B.프랭클린)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 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 루카 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