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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남들이 불행해진다(연중 제28주일)
   2013/10/12  10:12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남들이 불행해진다(연중 제28주일)

루카복음 17,11-19

명문 대학을 나와 법조계나 정계에서 활약하던 사람들과 의사들 중에서 자기가 한센병 환자임을 알게 되자마자 종적을 감추어버린 사람들이 있었다. 아내와 자녀들의 마음속에 치욕과 절망을 심지 않기 위함이다. 한센병자들은 어머니가 나를 임신한 그 날은 저주받아라. 어머니가 나를 낳은 그 날도 저주받아라.” 하고 처절한 고독과 절망 속에서 살다 죽어갔다. 그들이 함께 모여 수용된 곳은 처음에는 생지옥과 같았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수용소이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험악하기 이를 데 없고 절망적이고 살벌하고 병적인 분위기였다. 한센병 환자들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살며 누리는 소박한 행복도 바라볼 수 없고 평범한 인간들의 거리를 도망치듯 지나가야 했다(한하운, ‘보리피리’). 그들은 이 지구에서 빨리 사라지라는 아우성 속에서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인생과 미래를 체념하고 뼈에 사무치는 고독 속에서 발길 닿는 대로 방랑하다 수용소로 몰려오곤 했다.

 

 

경남 산청에 있는 성심원에 한때는 수백 명이 넘는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었다. 예수님은 이 생지옥과 같은 곳에 일본인 수녀 기시다 데레사를 보내주셨다. 그는 성심원으로 자원해 와서 그들을 돌보기 시작했다(MBC ‘인간시대’). 일제시대 자기 동포들이 조선 사람들에게 너무나 몹쓸 짓을 많이 자행한 데 대해 대신 속죄하고 싶어서 왔다는 그 수녀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들을 보살피고 섬겼다. 살벌하던 분위기가 데레사 수녀와 그와 함께 일한 수녀들과 자원봉사들의 사랑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텅 빈 성당이, 손가락이 썩어 없어진 손에 묵주를 든 환자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이다.”라는 말을 하며 서로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고 서로 위로하고 문둥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을 복이라고 여기며 생지옥을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갔다. 데레사 수녀는 자기가 한센병 환자가 아니라서 환자들과 동고동락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결국 10년 이상 봉사하다가 결국에는 한센병에 감염되었다. 데레사 수녀는 이 사실을 알고는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예수님이 자기를 너무나 사랑하여 당신의 고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런 복을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예수님은 성심원에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셨다. 신체적인 병 치유보다 더 중요한 마음의 병을 고쳐 하느님과 이웃에게 늘 고마워하고 서로 사랑하고 참혹한 문둥이의 인생을 아름다운 인생으로 노래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음을 만들어주셨던 것이다.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좋은 것인가? 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보다는 불행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고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다.”(A. 슈바이처)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기 때문에 행복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불행한 사람의 침묵이 없었던들 행복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A. 체호프)

 

 

자기가 얼마나 다복한지를 알려면 남이 당하고 있는 불행을 보면 된다. “불행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욱 불행한 사람들을 보고 위안을 받는다.”(이솝) 우리는 남의 기쁨에서 우리 자신의 슬픔을 찾아내고, 같은 식으로 남의 슬픔에서 우리의 기쁨을 찾아낸다.”(O. 펠탐) 따라서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행에 빠져야 비로소 사람은 자기가 얼마나 약하고 가련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불행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T. 풀러)

 

 

내가 행복해야 불행과 비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우리는 행복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성품에 결함이 없는 이가 행복하다. 성실, 온화, 헌신이 인간의 행복을 조성한다. 집착과 강박의 고통을 빨리 버릴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 쾌활한 성격은 행복을 배달하는 택배원이다. 그러한 사람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밝아진다. 이렇게 훌륭한 성품을 갈고 닦는 것이 산청 성심원에서 한센병 환우들을 기쁘게 하려고 살신성인한 데레사 수녀님을 본받는 것이다. 그를 기억하면 비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힘을 받는다. 그러나 성격이 어둡고 우울한 사람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어두워지고 불쾌해진다

 

 

남이 잘 되는 것을 축복하고 위로 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남이 잘 되면 배가 아프거나 통쾌해 하는 자는 불행하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부드러운 사람은 행복하고,

자기에게 후하고 남에게 가혹한 사람은 불행하다

 

 

고마워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불행하다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은 행복하고,

자기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은 불행하다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사람은 행복하고,

만물박사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은 행복하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고,

미워하는 사람이 많은 사람은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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