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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쓸모 있는 것만큼 행복해진다(주님의 세례축일)
   2014/01/11  20:48

쓸모 있는 것만큼 행복해진다(주님의 세례 축일)

마태오복음 3,13-17

나자렛에서 30년쯤 무명인사로 숨어 계시던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대중 앞으로 나오셨다. 죄와 죽음의 운명을 당하는 사람들 중 하나로 자처하여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아주 짧은 한 걸음도 나아가기 부족한 우리와 동행하려고 오셨다. 예수님은 이 세상의 모든 길이 다 끊어진 것 같은 우리의 인생행로를 함께 가며 우리와 동고동락하고 생사를 같이하기로 하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여 죄가 없는데도 겸손하게 요한에게 가서 죄인이 받는 세례를 받고 죄인들과 대화하기 시작하셨다. 죄를 모르시는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의 왕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죄인들이 받는 세례를 받아 그들 중 하나가 되고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순종하셨다. 이는 훗날 예수님이 죄인들이나 받는 세례를 대신 받아 전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속죄죽음을 당해 하느님의 뜻을 완전히 실현하시는 것을 예고한다.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우리를 위해 죄인 취급을 받으신 예수님은 이웃의 짐을 대신 져주고,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하라고 가르치신다.

지난 16일 파키스탄의 한 고등학생이 학교에 들어가려는 자살폭탄 테러범을 제지하다가 폭발로 함께 숨지면서 많은 학생들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아이티자즈 하산이다. 그는 아이티자즈는 오전에 지각한 벌로 교문 앞에서 조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20대 괴한이 다른 지각생 두 명과 함께 교문 밖에서 기다리던 그에게 다가와 학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때 다른 지각생 한 명이 괴한 조끼에 폭탄이 달려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됐다. 지각생 둘은 황급히 교내로 달려갔다. 그러나 아이티자즈는 괴한이 교내로 들어가는 것 막았다. 결국 실랑이 끝에 괴한이 조끼에 달려 있던 폭탄을 터트리는 바람에 아이티자즈는 그와 함께 죽고 말았다. 교내에는 2천 명쯤 되는 학생이 조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의 형 무지타바는 동생이 이처럼 위대한 죽음을 맞이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동생은 자신을 희생해 수백 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아이티자즈의 아버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들이 죽었어도 귀국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아들이 극소수 전 세계 순교자 대열에 합류해 자랑스럽다.”고 눈물을 삼켰다. 그의 아들은 다른 학생들이 받을 세례를 대신 받았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이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도 큰 충격에 빠져 있다. 파키스탄에선 엄격한 율법시행을 주창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근대식 교육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들이 파키스탄에 있는 학교에서 일으킨 최초의 자폭테러라고 당국은 밝혔다.

성인은 좋은 습관, 좋은 성격을 연마하여 하느님을 향한 사람과 이웃사랑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데 습관이 된 분들이다. 그분들은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 악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좋은 습관과 헌신적 성품을 연마했다. 그러니까 그분들은 고통 가운데서 행복을 누리실 수 있었다.

비누가 제 몸을 녹여 때를 말끔히 씻어 주듯, 촛불이 제 몸을 태워 빛을 비추듯, 우리도 자기를 희생해야 하느님과 이웃에게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우리는 이웃에게 가진 것 만큼밖에 줄 수 없다. 더욱더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더 많이 베풀 수 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수단과 모든 장소와 모든 시간에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한 오래 오래 최선을 다하라. 스페인의 파블로 카잘스는 첼로의 천재로서 은퇴한 뒤에도 90세가 되어서도 하루에 6시간씩 첼로를 연습했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니 요즈음도 자기가 더 나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방법이 있다면, 계속 노력하자. 한 인간이 최상의 사랑을 성취한다면 수백만 사람들의 미움을 해소시키는 데 충분하다(M.K. 간디). 사랑을 실천하여 역사를 바꾼 위대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큰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는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분이 곧 오늘 죄인들을 사랑하신 나머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을 닮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그나마 살만한 곳으로 바꾸어준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것만큼 행복해진다.

행복이란 남에게 도움을 주면 생기는 부산물이다

.”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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