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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삼위일체 대축일)
   2016/05/29  19:52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삼위일체 대축일)

 

요한복음 16,12-15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으로 흘러넘치시는 분이다. 하느님은 유아독존 식으로 혼자 계시지 않고 아버지와 아들과 영의 존재양식으로 우리에게 임하신 분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영원으로부터 서로 끊임없는 사랑의 대화를 하며 한 분 하느님으로서 삼위일체 신비를 이루고 계신다. 이 신비는 자기를 상대방에게 봉헌하는 세계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고유한 특성을 보존한 채 한 분 하느님으로 일치하시는 이타적인 생활양식의 표본이다. 이러한 일치 안에 생명과 사랑과 기쁨과 행복이 샘처럼 솟아오른다. 하느님은 사랑하는 아들이 자기 품을 박차고 떠나가면 슬픔과 괴로움에 몸을 떨고, 아들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돌아오면 기뻐 어찌할 바를 모르시는 아버지이다(루카 15,11-32).

 

 

어렸을 때 아버지의 등에 업혀 밤길을 걸어간 것을 기억하는가? 내 인생행로에 찬비와 폭풍이 불어올 때 아버지는 자식인 나를 등에 업고 걸어가신다. 아버지의 등에는 부모, 아내, 손자도, 그들의 이루지 못한 꿈과 고뇌도 업힌다. 아버지가 계시기에 내가 있다. 부성애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다. 모든 존재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서 비롯된다. 또한 하느님은 모성애의 샘이시다.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너희가 그 영광스러운 가슴에서 젖을 먹어 흡족해지리라… 너희는 젖을 빨고 팔에 안겨 다니며 무릎 위에서 귀염을 받으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이사 66,11 -13) 모성애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하나 되는 사람만이 참된 모성을 발휘하는 어머니가 될 수 있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이처럼 모든 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에서 태어나듯, 생명의 원천은 아버지요 어머니이신 하느님의 사랑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이 사람의 모성애의 표현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우리 없이는 못 살겠다고 하신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거절하면 본질적으로 완전무결하신 하느님은 모욕이나 상처를 입지 않지만 괴로워하고 원통해하신다. 참된 사랑은 이웃이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지어내실 때 목숨과 이러한 사랑을 주셨다. 우리는 본능에 따라 사는 짐승들과는 달리, 하느님께 사랑할 능력을 받아 기꺼이 자기를 희생하고 손해를 보는 일에 능숙하기까지 하다.

 

 

예수님은 우리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품에 안겨 그분의 신비 속으로 스며들도록 목숨을 바쳐 우리 죄를 대신 속죄하고 부활하고 승천하셨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생활양식을 본받아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이 예수님의 인품에 동화되어 삼위일체 하느님과 하나 되는 신비를 체험한다.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우리 마음과 가정과 사회에 현존하시도록 날마다 성호를 긋고 기도한다. 매순간 호흡해야 살 수 있듯, 매순간 하느님의 사랑을 간직해야 그분의 자녀, 요컨대 어떤 뜻에서는 하느님 같은 존재라는 고귀한 신분을 보존할 수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웃의 중상모략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거나 철회하여 같은 방법으로 보복하면 이 고귀한 신분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사랑을 거절하는 것은 복수심에 사로잡히는 짓이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짓이다. 사랑을 저버리는 자는 지금까지 지옥에서 요리한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인 복수를 먹는 자다(Walther Scott).

 

 

사랑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증대되어야 사랑이 되고 그러지 않으면 사랑은 사라지고 만다. 이는 도리에서 한 번 뒷걸음치면 도리에서 아주 멀어지고 말거나 욕정에 한번 마음을 빼앗기면 눈앞의 도리도 천리 밖으로 보이는 원리와 같다.

 

 

“사랑은 쉽게 변하기에 늘 더욱더 사랑해야 한다.”(W.S. Maug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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