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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존재다(연중 제23주일)
   2014/09/06  10:35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존재다(연중 제23주일)

마태오복음 18,15-20

돌 하나하나가 서로 기대지 않으면 건물은 이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수많은 벽돌 중 하나라도, 아무리 못 생긴 돌이라도 없어지면 건물 전체가 허물어지는 법이다. 이처럼 우리도 함께 있지 않으면 사람답게 살 수 없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사람이 된다.”

잘 난 사람은 못 난 사람을 보고 자기는 복이 많음을 깨닫고, 못 난 사람은 잘 난 사람을 보고 자기도 잘 생겨야 하겠다고 분발하게 된다. 가족들이나 직장 동료들 가운데 잘못 놓인 벽돌 같은 사람이 없을 수 없다. 가족들 사이에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애증이 자주 교차하기 때문에 웃다 울다 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우리 가정과 직장을 전체로 놓고 보면 그래도 남부럽지 않는 가정이요 괜찮은 직장이라 여기는 것이 옳다.

어느 스님이 건물을 짓고 나서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니 벽돌 두 장이 잘 못 박혀 있었다. 스님은 못내 안타까워했다. 주지 스님은 다시 고치려는 그를 만류했다. 방문객이 와서 그 건물을 보더니 참 멋지다.”라고 평가했다. 스님이 밖으로 튀어나온 저 벽돌 두 장이 보이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방문객이

잘못 놓인 것은 두 장밖에 없는 걸요.”

하고 대답했단다.

소위 문제아가 있는 집안은 온 가족이 일치단결하여 이 엄청난 시련을 함께 이겨내려 한다. 나무뿌리가 사찰과 불상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사찰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어주는 구실을 하는 것과도 같다. 인간관계는 서로 천천히 부수면서 서로 삶의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어느 가정이나 공동체나 국가이든 절망적인 현상은 인간관계의 파괴이다. 인간관계가 모든 조직의 뼈대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서로 장점을 많이 찾아내어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길을 택해야 하겠다. 모든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서로 관심을 베풀고 용서하고 마음속에 품어주며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정성을 쏟아야 보존된다.

모난 돌이라고 하여 빼내버리면 건물 전체에 타격을 입히고 만다. 오히려 모난 부분을 깎아내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해결책이다. 아무도 완전한 사람이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마음속에 새기고 충고하고 조언을 아끼지 말고 격려해야 서로 참사람이 되고 더욱더 훌륭한 가정과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는 법이다. 남에게 충고하면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 되고, 남을 비난하면 그는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변한다.

당신에게 쓰디쓴 말을 전하는 이가 진정한 친구이다. 달관과 통달에서 우러나는 충고와 채찍이 현명한 길잡이다. 바른 대상, 바른 정도, 바른 시간, 바른 목적, 바른 방법으로 충고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완덕의 경지에 다다랐다. 충고는 남이 모르게, 간단명료하게, 칭찬은 여러 사람 앞에서 큰 소리로 하는 것이 정상이다. 조언을 필요로 할 때 한 수 가르쳐 준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것보다는 그가 잊고 있었던 일을 상기시켰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웃을 회개시키거나 서로 화해하기 위해 끈기 있게 기도하며 마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충고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고귀한 인품을 갖추고 행복한 삶을 산다.

고상한 남성은 여성의 충고에 따라 더욱 고상해진다.”(괴테)

충고하는 사람도 충고대로 훌륭한 사람으로 바뀐다. 금은보화나 부귀영화를 선물로 받는 것보다 더 귀하고 값진 선물이 나의 충고를 받아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훌륭한 인격을 가는 곳마다 보여주면 전염병처럼 많은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충고나 조언은 비판이나 비난과는 다르다. 충고는 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 반면, 비난은 시기심과 질투심에서 나온 것이다. 충고하는 이는 남이 잘 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남을 비판하는 사람은 열등의식이 강하고 애정결핍증에 빠진 자다. 남을 향해 쏘아올린 화살이 자신의 가슴에 명중된다. 근거 없이, 시기심으로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으면

비난은 사람이 유명하게 되었을 때 대중에게 바치는 세금이다.”(스위프트)

하고 생각하자.

명암이 공존하는 인생이기에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헐뜯지 말자. 남의 그림자라고 짓밟지 말자. 그림자가 있기에 빛이 돋보이는 것이다. 자기 그림자를 버릴 수 없지 않는가? 그림자가 없는 인생은 사람의 삶이 아니다. 내 인생이 빛나는 이유는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내 존재에 의미를 던진다. 그러나 남을 비난하는 자는 사람의 본질도 모르고 참행복에 다다를 수도 없다. 사람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늘 이해해야 하는 존재다. 그래야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사랑하는 사이나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비난의 여지가 있음을 처음부터 받아들이자. 이런 사이에서는 누구나 자기 인격 중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열어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서로 실망하고 비난하기에 이른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기에 서로 비난하기도 한다. 사랑이란 때로 상대방의 비난을 내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이어야 한다(양창순,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1999. 현대문학북스, 240-241).

"솔선수범이 가장 좋은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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