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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헨델에게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 여자(연중 제32주일)
   2014/11/08  8:59

헨델에게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 여자

요한복음 2,13-22

 

조지 프리드릭 헨델(J. F. Handel)1741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총독 데번셔 공작에게서 더블린 자선기관을 위한 음악을 작곡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 제안은 헨델의 운명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음악 역사상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그는 창작에 몰두하여 822일부터 914일 사이에 기념비라 할 수 있는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초고를 완성했다. 이 곡은 헨델이 작곡한 많은 오라토리오 중 최고의 명곡이자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특히 중간 마지막에 나오는 합창곡 할렐루야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멜로디다. 헨델은 이 곡을 작곡하여 파산상태에서 벗어나서 죽을 때까지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이처럼 그가 이 곡을 가장 귀중하게 여긴 것은 당연하고도 남는다.

 

헨델은 73세에 죽을 때까지 독신이었지만 여자를 사랑한 적은 있었다. 어느 이발사의 딸을 사랑하여 그 유명한 메시아곡의 사본을 그녀에게 바쳤다. 어느 날 그 당시 높은 신분과 부의 상징인 가발을 하러 그 여자의 아버지 이발소에 갔다. 그가 어느 소년이 면도한 수염을 닦으려고 헨델의 메시아 곡이 적힌 종이를 조금 찢는 것이 아닌가? 헨델은 그것을 본 순간 그녀를 향한 사랑이 얼음처럼 식어버리고 말았다. 상대방의 중요함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과는 사랑할 수 없는 법이다. 내가 이웃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면 그도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대우한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진리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가장 중요한 분으로 섬기신다. 아버지의 뜻을 생명과 죽음, 구원과 파멸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신다. 그래서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다. 하느님은 당신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 가장 온전하고 가장 완전하게 현존하신다. 하느님이 현존하시는 곳이 곧 성전이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영원한 생명과 행복이 넘쳐흐르는 참되고 새롭고 영적인 성전으로 만드셨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당신을 닮고 당신의 생명에 참여하게 하셨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가장 중요한 분으로 섬겨 그분과 하나 됨으로써 하느님을 모신 작은 성전이 된다. 특히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리스도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그분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하느님이 현존하시는 성전이 된다. 우리는 생각, , 처신을 통해 하느님과 예수님이 우리의 몸과 마음속에 살아계심을 보여줄 사명을 받았다. 주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 마음속에 넘쳐흐르면 불가능이란 없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흐를 때, 나쁜 일을 하지 않으며, 복종이나 덕이 따를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해낸다.”(F. 니체)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것과도 같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사람만이 많은 씨앗을 심는다. 어떤 씨는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 당신도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누군가의 마음속에 의미 있는 씨앗을 심어 놓았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에도 많은 씨앗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누가 심어준 씨앗인지 몰라도 고마워할 따름이다.

 

꽃의 향기는 십 리를 가고, 말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나눔과 베풂의 향기는 만 리나 가고, 인격의 향기는 영원하다.”

 

내가 온 세상의 불행한 사람들이나 하느님을 믿고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내 마음속에 품고 살면 이미 제2그리스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할 마음을 품게 해 주신 것을 최상 은혜로 여기며 고마워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심신의 피로를 풀며 재생의 힘과 희망을 받을 수 있으면 내 존재이유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귀한 우리의 품위를 그 옛날 예루살렘 성전의 장사꾼들처럼 이기심과 물욕과 세속의 온갖 허영으로 더럽히지는 않는가? 하느님은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아드님을 우리에게 주셨는데도 우리가 이 엄청난 선물을 업신여긴다면 메시아곡 사본을 찢어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예수님을 이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가장 귀중한 분으로 받들어 모시는 사람이 하느님께도 귀중한 존재로 대우를 받는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마태 10,32)

사랑이란, 15분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J. 레논) 하느님께도, 이웃에게도 늘 사랑을 고백하자.

 

 

잘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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