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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 있는 가느다란 촛불이다(대림 제1주일)
   2014/11/29  9:50

나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 있는 가느다란 촛불이다

(대림 제1주일)

마르코복음 13,33-37

 

등대가 처음 사용된 곳은 고대 이집트의 작은 섬 파로스였다. 나이가 많은 등대지기가 세상을 떠나자 젊은이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가 작은 등잔에 불을 붙이면 곧바로 뒤에 있는 커다한 반사경에서 빛이 쏟아져 나와 먼 바다를 환하게 비추었다. 등잔불이 약해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조차도 볼 수가 없지만 희미하게라도 타오르기만 하면 반사경 덕분에 등대 구실을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등대지기는 날마다 등잔을 손질하고 관리하며 기름을 등잔에 다시 채워 넣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캄캄한 밤중에 배들이 등대 불을 보고 항구 안으로 안전하게 들어오게 했다. 그런데 날씨가 계속 맑자 이 젊은 등대지기는 할 일이 별로 없어 어부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희희낙락거렸다. 어부들도 염치없이 등대섬에 들러 기름을 얻어갔다. 저장해둔 기름은 다 없어지고 빈 통만 남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폭풍우가 불어올 것 같이 보이자 등대지기는 등잔에 불을 밝히려 했다. 그러나 등잔은 손질하지 않아 더러워졌고, 기름 항아리는 비어 있었다. 갑자기 폭풍우가 휘몰아쳐 모든 것을 휩쓸어갔다. 많은 배들이 캄캄한 밤중에 폭풍우 속에서 등댓불을 찾아 헤매다가 서로 부딪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다시 오실 때까지 구원의 빛을 비추는 사명을 세례 때, 미사 때마다 우리 각자에게 주셨다. 우리의 한평생은 이웃에게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전하라고 하느님이 주신 기간이다. 하느님과 이웃 중심의 인간관계를 하는 사람은 늘 빛을 비춘다. 그는 물질적, 정신적 손해를 보더라도 인간관계를 더 중요시한다. 인간관계에 충실할 수 있는 힘은 하느님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야 그분께 받는 은혜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 있는 가느다란 등잔불이거나 촛불이다. 우리가 할 일은 꾸준히 빛을 뿜어내는 일이며, 그 효과는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 나는 하느님이 주시는 빛을 이웃에게 전해주는 도구이다. 이 빛을 감추거나 꺼버리는 것은 하느님과 이웃의 존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짓이다. 내 존재가 이웃에게 성공과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도록 제 몸을 불태워 빛을 베푸는 촛불 같은 삶을 살아야 하겠다.

 

물질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은 이웃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나이가 들 수록 천박해진다. 자기중심의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도 친구나 이웃을 잃어버리고 외톨이가 되어 자폐증 환자가 되고 만다.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심에 집착하거나 현세생활에 탐닉하는 것은 그리스도나 이웃이 찾아오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짓이다. 이는 게으른 등대지기처럼 기름도 빛도 다 팽개치고 술에 취해 많은 어부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험악한 폭풍 속에 침몰하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반대로, 자기의 영적 삶을 깨끗하게 닦고 은총의 기름을 채워 늘 준비하는 사람이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시는 빛이요 희망이다. 한 사람의 성공은 15퍼센트 전문 기술과 85퍼센트 인간관계가 좌우한다.”(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늘 하느님과 이웃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사람은 주 예수님이 오실 날을 깨어 기다리는 사람이다. 그는 부지런히 일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며, 내일 당장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산다. 남의 짐은 가볍게 보이지만 자기 책임은 항상 어렵게 보이고, 그만 포기하고 싶은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사랑의 책임이 크다 해서 사랑을 포기하면 인생을 헛되게 사는 것이다.

 

사랑이란 자기희생이다.

이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이다.”(L. 톨스토이)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8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문번역, 해설? 도서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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