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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집에는 쓰레기보다 보물이 얼마나 더 많은가?(한가위)
   2012/09/28  19:57

우리 집에는 쓰레기보다

보물이 얼마나 더 많은가?

루카복음 12,13-21: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모든 나라가 산업화를 발전의 필수품으로 추구하는 바람에 산업의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야단법석을 떤다. 결국은 오물이 땅과 물과 공기를 오염시켜 질병을 일으키니 현대문명은 쓰레기를 만드는 문명이요 가위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문명이라 할까? 누구나 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는 살 수 없지만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다. 오물은 제 갈 곳이 있다. 오물이 쓰레기통에 가지 않고 깨끗한 옷에 묻으면 옷에 때가 끼고 옷의 천을 부식한다. 이와 비슷하게 자동차 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누런 액체를 내뱉는 사람은 본래 청결을 지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더럽힌다. 때 묻은 마음이나 때 묻은 양심이라는 말이 더러운 사람, 죄인을 상징한다. 죄(罪)라는 말의 어원적인 뜻이 이런 ‘때’에 있는 것 같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것은 공중도덕을 어기는 죄일 뿐 아니라 자신을 불결하게 한다. 쓰레기 같은 인생을 살아 후손에게 ‘쓰레기’만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의 쓰레기를 치우고 ‘보물’을 물려주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깨끗한 거리보다 다소 지저분한 곳이 더 친밀하게 여겨지는 것은 왼 일일까? 내 삶의 ‘찌꺼기’를 거리낌 없이 내버릴 수 있어서 다소 불결한 곳이 정답게 비쳐지기도 한다. 그것은 나의 마음이 ‘오물’과 이기심으로 더럽혀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절약하는 사람은 쓰레기를 적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도울 여유를 가진다. 낭비벽 때문에 쓸데없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파괴를 위한 파괴요 가난한 자에게 도움을 거절하는 이기적인 짓이다. 나아가서, 남이 버린 오물을 줍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인생의 더러운 찌꺼기를 청소하고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쓰레기는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나 혼자 이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 수 없다. 각자가 연대책임을 지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세계와 인생을 쓰레기로 더럽히지 않고 더 아름답게 가꾸다가 떠나가야 하지 않을까?”(박영식, ‘쓰레기’, 대구 매일신문, 1991년 7월 26일).

 

최근 통계자료(2002년)로는 물의 오염은 40퍼센트가 공장에서 나온 폐기물로, 60퍼센트는 각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와 세제(洗劑)로 야기된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조금 모자란 듯 식사를 하면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 날마다 세끼나 두 끼도 못 먹고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음식물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쓰는 종이나 옷들도 절약하고 요긴하게 사용하면 과소비를 막고 생활비를 절약하여 가난한 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착하다는 말은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의 품성을 뜻한다. 나의 행복을 남의 불행의 대가로 여기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의 품성이다. 부자는 재산을 계산하고 이해타산에 따라 베풀지만 착한 마음은 계산하지 않고 무조건 나누어준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서 70퍼센트 이상이 종교와는 관계없이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가서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서 산다고 믿는다. 실제로 날마다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행복의 조건이다.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야 참된 사랑을 할 수 있다.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면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뿐만 아니라 하느님까지 잃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재산을 자기 마음대로 쓰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남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가난한 이를 돕는 사람만이 영생을 얻는 반면, 자기만을 위해 돈을 쓰면 지옥으로 간다.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는 재물을 아낌없이 쓰지만 불우한 이웃에게는 인색한 사람은 가족이기주의에 빠진 사람이고 영생을 얻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폐암 선고를 받자마자 많은 돈을 남겨두고 가는 것이 원통하기 짝이 없어 건강식품이니 맛있는 음식이니 하며 고단위 영양제를 실컷 먹는다면 의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죽어버리고 만다.

 

젊을 때, 건강할 때 남을 돕는 사람만이 늙고 병든 뒤, 죽기 전에도 선행을 할 수 있다. 마음이 늘 사랑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이다.자기 시간을 하느님께 바치고 자기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뿌리는 사람보다 더 훌륭한 상인은 없다. 자선행위를 통해 어딘가에 돈을 기부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낌없이 자선을 베풀면 반드시 되돌아온다. 각 본당의 사회복지회, 재가 복지회, 빈첸시오회는 매주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대구에 불우 시설들이 수십 개나 넘는다. 어떤 신 영세자들은 매월 둘째 금요일 ‘프란치스카의 집’에 가서 2-3시간 불쌍한 어르신들에게 밥을 떠먹이고 빨래를 해드리고 청소를 하고 있단다.

   “네가 건강할 때 베푸는 자선은 금이고, 앓을 때 베푸는 것은 은이며, 죽은 뒤에 베푸는 것은 납이다”(유다인들의 격언).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가톨릭출판사 2012년 개정

           초판 1쇄

-----, 마르코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2년 개정 초판 1쇄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

          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2년 초판 2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

          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3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 서간과

          요한 묵시록의 핵심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1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 초판 2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