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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과 사랑을 나눈 '다른 제자'는 누구인가?(예수부활대축일)
   2016/03/26  9:48

예수님과 사랑을 나눈 다른 제자는 누구인가?

(예수 부활 대축일)

 

 

요한복음 20,1-9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요한 20,2-10)는 베드로를 따라 무덤 안으로 들어가 무덤 안의 상황을 보자마자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믿고 따랐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다른 제자가 누구인가? 그는 최후만찬에서 예수님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배신자가 누구인지 여쭈어보라고 그 제자에게 말했다(13,21-26). 그 익명의 제자는 예수님이 대사제 한나스에게 끌려가셨을 때 시몬 베드로를 이 대사제 관저 안뜰로 데리고 들어간 사람이었던 것 같다(18,15-18). 이 제자는 예수님이 사랑하신 제자로서 배신자 베드로 사도와는 달리, 그분을 배신하지 않고 예수님이 체포되셨을 때에도 그분 곁에, 또 그분의 십자가 가까이까지 가 있었다(19,25-27). 예수님이 사랑하신 그 다른 제자는 그분의 옆구리에서 구원의 피와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한 증인이다(19,34-35). 그는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요한 사도가 아닌 것 같다. 복음서에서 열두 제자가 다 예수님을 저버렸다고 하기 때문이다(마태 26,56)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마르 14,50) 

 

그 익명의 제자는 순전히 상징적인 인물이 아니라 최고의회 의원으로서 비밀리에 예수께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니코데모 같은 인물이었을 것 같다. 이 제자는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갈릴래아 호수에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제일 먼저 알아 뵌 제자이다(요한 21,4.7).

 

그 익명의 제자는 예수님의 모든 일을 증언한 증인이요(요한 19,35) 그것을 기록한 사람이다(21,24-25). 이 기록이 바로 요한복음이다. 요한사도의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던 그 제자가 예수님의 탁월한 증인이요 예수님의 현존인 파라클레토스 성령의 빛으로 예수님의 신비를 깊이 있게 깨닫고 기억하게 한 분이라고 여겼다(14,26; 16,13-14). 이 제자는 순교한 베드로와는 달리, 에페소에서 평화롭게 살다 죽었다

 

그 익명의 제자가 예수님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음을 제일 먼저 믿고 따를 수 있었던 근거는 이러할 것 같다. 그는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어 예수님과 가장 친밀한 이상적인 제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그분을 존경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예수님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는 법이다. 성령의 힘으로 사랑의 불꽃이 우리 마음속에 활활 타올라야 하느님의 목소리가 우리 마음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반대로, 성령의 감도에 힘입지 않으면 부활을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성령의 비추심으로 그 익명의 제자는 당신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드러내신 그분의 말씀을 믿고 따른 것 같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요한 14,18- 20) 

 

그 익명의 제자는 예수님이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오실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예수님이 자기를 사랑하시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서로 함께 있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빈 무덤만 보고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깊은 진리는 가장 깊은 사랑에 의해서만 열린다.”(하인리히 하이네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레오 톨스토이)

 

우리도 부활하신 주 예수님을 만나 뵈려면 그 익명의 제자처럼 전심전력을 다해 그분을 사랑해야 하겠다. 성경을 읽고 미사에 참여하면 성령이 우리 마음속에 현존하여 사랑을 만들어준다. 성령체험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부활생명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덕분에 인류는 약육강식의 원칙에 따라 떼 지어 사는 무리가 아니라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받고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는 존재가 되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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