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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덴마크 지도자들(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2016/04/16  8:50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덴마크 지도자들

(부활 제4주일 = 성소주일)

 

 

요한복음 10,27-30

 

 

덴마크 정치인들과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비교해보면 너무나 큰 차이가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덴마크 여왕이 오래전 자기 할머니가 돈을 내어 세운 교회의 15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여왕인데도 그야말로 왔는지 갔는지 분간하기 힘들 만큼 조용히 와서 축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사라졌단다. 여왕의 행차이나 화려하고 요란하고 거창하리라 여겼으나 그림자처럼 왔다가 예배가 끝나자 조용히 떠났다. 총리나 장관의 행차도 그러하단다. 덴마크 시민들 중에는 현직 총리와 사우나를 같이 했다든가 헬스장에서 같이 운동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국회의장도 특별한 행사가 없는 날이면 날마다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방문객을 맞는 덴마크 지도자들의 모습도 너무나 인간적이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직접 손님의 외투를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고 커피도 몸소 끓여 대접한다. 직원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리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한다.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위 갑질 행태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다. 덴마크 의회는 오래전부터 7-8개 정당이 경합하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파국이나 파행이나 서로 욕질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단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의 산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하듯, 덴마크 고위 공직자들이 겸손하고 남을 존중해하는 모범을 보인다. 그들은 착한 목자처럼 국민을 귀한 양떼로 보살피고 아끼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 전체가 타인존중의 문화가 광범위하게 깔려 있다.

 

우리에게는 남을 배려하는 여유가 부족하다. 사회 전반적으로 마찰계수가 높은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우리 사회의 최 상위 지도층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야 정파 간 다툼이 심한 국회가 대표적이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 그를 무너뜨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함께 힘과 마음을 모아 국사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뻔뻔스럽게 당리당략을 위해 공동선을 짓밟는 짓을 자행하고도 미안해 할 줄 모른다.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아부쳐도 제 이속을 챙기기 위해서는 아우성을 치는 자들이 오늘 우리 정치인들이요 공직자들이며 언론인들이다. 지도층의 이러한 사고와 행태는 국민들의 삶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박세정 계명대학 행정학과 교수, 前 코펜하겐대 객원 교수).

 

예수님은 당신 양들을 인도하고 보호하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며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으신 착한 목자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우리에 들어가 있는 양들인 이스라엘 민족만 아니라 우리 밖에 있는 양들, 즉 우리 같은 이방인들을 위해서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온 세상에 파견하여 전 인류를 한 구원공동체 안의 양떼로 만들라고 명하신다. 전 인류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체험하고 서로 사랑하고 이웃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목숨을 바쳐 영생을 누리게 하셨다.

 

우리는 아버지와 예수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이웃에게 베풀려고 예수님의 구원공동체 안에 들어왔다. 이처럼 우리가 천주교 신자가 된 이유는 하느님과 이웃을 헌신적으로 사랑함으로써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고 영생을 누리기 위함이다.

 

덴마크 정치 지도자들의 겸손하고 투철한 봉사정신은 그들이 그리스도를 본받은 데서 비롯된 덕목인 것 같다. 덴마크는 그리스도교 국가다.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공직자들과 언론인들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배우면 덴마크 정치인들을 본받을 수 있겠다.그러지 않으면 우리 지도자들이 예수님이 목자가 아니라 양들에게 무관심하고 이리가 오면 도망가고 마는 삯군이요 나쁜 목자라고 비판하신 바리사이들을 닮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닮는 사람이 참사랑을 지키고 행복한 사람이다. 사랑이란 나를 잊어버리고 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사랑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를 잊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랑은 주는 순간 되돌려 받지 못한다. 사랑은 하나의 연소(燃燒)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자신을 완전히 불태우려 한다.영생과 영복은 행복하게 살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러나 이웃에게 상처나 손해를 입히는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예수님을 모르는 이웃에게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가르쳐주자. 그렇게 애쓰는 것만큼 우리도 행복해질 것이다.

 

남의 손을 씻어주면 내 손도 따라서 깨끗해지고,

남의 귀를 즐겁게 해주면 내 귀도 따라서 즐거워진다.

남을 위해 불을 밝히면 내 앞이 먼저 밝아진다.

남을 위해 기도하면 내 마음도 밝아진다.

남을 위해 앞장서 행하는 모든 행위는 결국 자기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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