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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은 쇄국정책을 고집하고 천주교를 박해한 조선을 심판하시다
   2016/07/02  9:18

하느님은 쇄국정책을 고집하고

천주교를 박해한 조선을 심판하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1821-1846)은 라틴어, 프랑스어, 포르투칼어, 영어, 중국어에 능통하고 깊고 해박한 세계지식을 갖추었다. 정부 관리들까지도 깊은 학식과 해박한 세계지식에 놀라워했을 정도였다. 신부님은 옥중에서 관리들의 요청에 따라 영어로 된 세계지도를 번역하여 두 장의 세계지도를 그려 올렸으며, 또한 간단한 세계 지리서를 꾸며 주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신부님의 학식과 덕망이 너무 아까워 두 차례의 어전회의를 열고 배교만 하면 외교관으로 등용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신부님은 이 제의를 거절했다. 184691625세의 나이로 사학邪學의 괴수라는 죄목으로 한강 백사장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을 받았다.

 

왜 조선이 김대건 성인처럼 유능한 인재들을 활용하지 않고 천주교를 박해했는가?

 

 

1) 사상적 배경: 주자학에 사로잡힌 당시 조선 정부가 천주교를 박해했다. 조선은 오로지 유교의 주자학만을 정통 학문으로 인정하고 불교, 양명학陽明學, 서학西學, 동학東學 들을 사악한 가치 체계로 여겼다. 주자학 혹은 성리학은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혈연 공동체와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 공동체의 윤리 규범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의 중심 사상이 된 학파였다. 따라서 조선의 정치와 사회를 지탱시키기 위해 주자학 말고 다른 어떠한 학파도 용납되지 않았다.

 

2) 사회적 배경: 조선은 주자학에 뿌리내린 사회 체제로 지탱되었다. 가부장적 권위를 중심으로 가족의 질서를 유지하고, 조상에게 극진한 효성을 바침으로써 가문의 영속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가장인 아버지가 가족을 대표하고 통제했다. 그러나 교황청에서는 죽은 조상을 신처럼 받들어 제사를 지내는 것을 금지했다. 18세기 말 윤지충 바오로 같은 복자는 어머니 제사를 우상숭배로 여겨 거절하여 순교했다. 교황청에서는 불행하게도 박해가 끝난 뒤에 제사의 본 뜻을 파악하고 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는 원칙을 채택해서 제사를 허용했다. 또한 조선 사회는 장유유서, 남녀유별, 상하 위계질서(양반 兩班, 중인中人, 상인常人, 천민賤民)로 지탱되었다. 그러나 만민평등과 남녀동등권을 가르치고 천주교는 당대 신분제도와 국왕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었다. 그런데도 양반 밑에 속한 계층인 중인, 상인, 천민들과 전체 국민의 10퍼센트 남짓한 조선의 최상위 지배계층인 양반들까지 천주교를 믿고 따랐다. 1801신유박해 시대 신자들의 신분은 양반이 27.9퍼센트, 중인이 13.1퍼센트, 상인常人25.7퍼센트, 천민이 5.5퍼센트, 신분을 알 수 없는 자가 27.7퍼센트를 차지했단다(조 광).

 

3) 정치적 배경: 조선 정치인들은 정조대왕의 서거 후 순조 임금이 즉위하자 당파싸움에 몰두했다. 정권을 잡은 노론들은 반대파벌인 남인들이 천주교를 믿고 따르는 것을 빌미로 정적인 남인들을 단죄하고 숙청했다. 정조대왕 시대에는 묵인되었던 천주교가 이처럼 사악한 집단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4) 당대 서구의 열강들이 천주교를 통해 조선을 침략하거나 영향을 행사하여 정치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과 거부감이 있었다.

 

이러한 박해 이유의 본질은 이질적인 문화나 사상을 배척하는 폐쇄적인 사고방식과 내 것만 옳고 남의 것은 틀렸다는 자기중심주의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는 개인과 국가의 참된 번영과 발전이 다양성 안의 일치를 추구하는 데 있음을 무시한 것이다. 독불장군 없다는 진리를 외면한 것이다. 또한 박해 이유의 핵심은 자기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을 원수로 여기고 자기만 잘 살려고 그들을 인정사정없이 단죄하고 제거하려는 심보다. 인권의 존엄성을 존중하여 만민의 동등권을 인정하지 않고 남의 피해와 상처 위에 자기의 번영과 행복을 구축하려는 이기심이 그 이유의 중심이다. 천주교 믿음을 파괴하는 원수는 황금만능주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과 재물 가운데 택일하라고 이르셨다.

 

이처럼 천주교를 박해한 조선 정치인들의 죄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죄의 뿌리라 할 수 있다. 예수께서 이러한 죄 때문에 십자가에 돌아가셨다. 초대 교회의 신자들을 박해하는 사울에게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사도 9,4-5) 하신 예수님은 당신을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과 동일시하고 그들을 박해하는 위 정치인들에게 왜 당신을 박해하는지 추궁하신다. 우리도 이 정치인들처럼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힐 때마다 예수님과 교회를 박해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반대로,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 대신에 이타심과 하느님 중심주의에 따라 살면 교회를 건설한다. 

 

하느님은 천주교를 박해하고 쇄국정책을 펴서 서양문물을 거절한 조선을 심판하셨다. 조선은 일제의 강점으로 삼십팔 년이나 긴 세월 식민지가 되어 온갖 착취와 인간 이하의 학대를 받았다.또한 식민시대의 후유증으로 6,25 사변으로 동족들끼리 엄청난 살상을 저지르고, 박해자 일본만 잘 살게 해주는 어리석은 구실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와는 반대로, 오늘 그리스도교를 믿는 국민들이 많은 나라들은 초강대국들이 되었다. 하느님을 충실히 믿고 따르는 사람은 현세에서도 행복한 부자가 되고 내세에서도 영원히 행복의 극치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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