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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는 배짱(연중 제16주일)
   2016/07/16  8:5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는 배짱

(연중 제16주일)

 

루카복음 10,38-42

 

 

예수님은 당신을 위해 음식 준비에 부산한 마르타를 두 번이나 자상하게 부르며 간곡하게 말씀하신다. 마르타가 음식 장만이라는 외적인 일에 부산을 떨고 정작 필요한 일인 당신의 말씀을 듣는 일을 소홀히한다고 이르셨다. 마르타가 아무리 정성을 다해 음식을 대접한다 한들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은 마리아의 선택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말씀보다 세속적인 걱정에 집착하면 말씀을 들어도 걱정과 재물과 삶의 쾌락에 질식되는,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처럼 되고 만다(루카 8,14). 마리아가 택한 몫은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기 때문에 하느님이 철회하지 않으시는 선물이요 예수님도 그에게서 뺏지 않으신다. 마르타는 하느님의 왕국에 대한 복음을 들음으로써 가장 좋은 몫을 택한 마리아를 본받아야 한다. 마리아를 보면, 좋은 토양에 뿌려진 씨처럼 말씀을 실천하여 열매를 내는 사람들(8,15), 이들로 구성되는 예수님의 새로운 가정이 연상된다(8,21). 마르타의 태도를 활동 위주의 삶, 마리아의 태도를 수도자들의 관상생활을 상징하고 관상생활이 활동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마르타와 마리아의 구실을 구분하지 않고 말씀을 듣고 실천하라고 명하셨다.

 

하느님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시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하느님은 성경, 속담, 격언, 명언, 부모님과 스승의 가르침, 친구의 훈계 들을 통해 전화를 걸듯이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그런데도 귀찮다고, 부담스럽다고, 재미없다고 하느님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하느님을 만날 수 없고 무신론자로 전락하고 만다. 이 전화를 받는 사람만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그분의 말씀이 마음에 들어오고 그분의 다정한 손길을 피조물 가운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세상의 삶은, 하느님이 당신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볼 수 있도록 말씀에 귀를 기울여 믿음의 눈을 계속 더욱 밝게 뜨는 실습을 하라고 주신 선물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품어야 그분을 알아 뵙고 그분과 얼굴을 맞대고 살 수 있다.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황홀감과 무아지경처럼 행복의 극치를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말씀에서 멀어지면 온갖 이기심으로 가득 채워져서 하느님을 뵙지 못할 뿐더러 아무에게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깨끗한 마음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 마음이 더러우면 만사가 더럽게 보인다. 아름다운 마음에 아름다운 육체가 깃들이고 그런 마음은 주위를 아름답게 비춘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에서 나오는 빛이다.”(Helen Keller)

 

이웃의 장점을 찾아내고 이러한 장점을 만들어주신 하느님의 권능을 인정할 수 있는 눈을 떠야 죽은 뒤에도 그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느님을 영원히 뵙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주거나 물량공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따뜻한 위로의 말이나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말은 사람의 지성을 비추고 마음을 바꾸며 건강과 성공과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마르타처럼 음식대접이나 물질적인 선물을 준비하는 데 그친다면 예수님을 닮기 어렵다. 오히려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것이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고 예수님을 닮는 방법이다(루카 4,20).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생명의 샘이신 하느님과 일치시켜 하느님을 닮게 하기 때문이다.

 

하느님과 대화하는 사람은 언행일치하고 남을 인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넌 어디서도 잘해. 넌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해.”

 

라는 말 한 마디가 우리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이웃에게 잔소리를 하지 말자. 말을 부드럽고 유쾌하게 하자. 따져서는 이길 수 없고 반드시 보복이 뒤따른다. 이웃의 잘못을 덮어주고 포용해야 내 말이 그에게 영향을 주고 그를 건설해준다. 알아듣기 쉽게, 낮은 목소리로, 정답게 말하자.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 뒤따른다. 메아리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자기에게 되돌아온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말이, 나쁜 말을 하면 나쁜 말이 되돌아온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거칠게 아무 말이나 내뱉어 마음속에 씁쓸함을 남기고, 결국 영혼을 더럽힌다.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건넬 때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 좋은 말은 이웃에게 복을 가져다주고, 자신한테는 좋은 습관이 된다. 이웃에게 좋은 말이나 유쾌한 말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키자. 입에서 영혼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말이 퍼져 나오게 하자.

  

  

눈에는 그의 마음이 통해 있고,

말에는 그의 인격이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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