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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연중 제19주일)
   2016/08/06  7:34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연중 제19주일)

 

 

루카복음 12,35-40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모스크바 광장에서 어떤 눈먼 거지를 만났다. 이 거지는 한겨울인데도 얇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그는 광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한 푼 줍쇼.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하면서 구걸했다. 그의 모습은 가련했지만 모스크바에 그런 걸인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러나 푸시킨만은 줄곧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 역시 가난한 사람이라 그대에게 줄 돈은 없소. 대신 글 몇 자를 써서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요.”

 

푸시킨은 종이 한 장에 글을 몇 자 써서 거지에게 주고 사라졌다. 며칠 후 푸시킨은 친구와 함께 다시 모스크바 광장에 나갔는데 그 걸인이 어떻게 알았는지 불쑥 손을 내밀어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나리, 목소리를 들으니 며칠 전 제게 글을 써준 분이시군요. 하느님이 도와 주셔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게 해주셨나 봅니다.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였답니다.” 

 

푸시킨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의 친구와 그 눈먼 거지가 물었다.

 

그날 써준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별거 아닙니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으리!’라 썼답니다.”

 

사람들은 이 거지의 몸에 붙어 있는 글을 보고 희망을 내다보았다.

 

이 거지는 지금은 비록 처절하게 불행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 사람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밤이 깊어진다는 것은 새벽이 더 가까이오고 있다는 뜻이다. 추위가 심해지면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사랑도 성공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결국 온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 말고는 더 기다릴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여도 죽음 저 너머 영원한 사랑과 생명과 행복을 기다린다. 이러한 희망으로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많이 참고 더 먼저 달려가고 더 먼저 그리워하고 더 나중까지 외로움에 떨고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희망을 품고 험난한 이 세상을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이 꼭 다시 오겠다고 말씀하신 지도 2천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으나 그분은 곧 재림하실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분은 아예 다시 오시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분은 하늘과 땅이 사라질지라도 당신의 재림에 대한 말씀은 어김없이 이루어진다고 단언하셨다(마태 24,35).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말씀이 반드시 실현된다고 믿고 하느님과 예수님과 얼굴을 맞대고 살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말씀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언행일치하시는 완전한 분이시라는 사실에 흠집이 생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수님의 재림은 영적인 뜻에서 지금 다가오고 있다. 그분이 성경,감실, 불우한 이웃 안에서 우리를 만나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처럼 날마다 주님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주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살 날이 올 것이다. 하느님도 사랑하는 사람도 나를 도와줄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오신다.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예수께 관심을 가지면 아무리 바빠도 반시간 정도라도 성체조배를 할 여유는 있는 법이다. 우리가 그분께 시간을 내어드리기만 하면 우리의 삶에 희망과 활력을 부어넣고 기쁘게 살게 해주신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가 자기들을 기다리고 계시는 것을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에 겨워한다. 그들은 사랑한다는 말이 기다려주는 것임을 배우고 자기들도 부모가 되면 자녀들을 기다려줄 줄 안다. 나는 남편, 아내, 자녀, 친구를 기다려주는가? 성체조배를 하거나 성경을 읽는 사람은 가족들과 이웃을 기다려 줄 아량을 가지게 된다

 

절망 속에서 절망밖에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망 속에 희망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다. 하느님께 모든 희망을 두는 사람은 불행 속에 행운을, 갈등 속에 화해를, 절망 속에 희망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그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어 준다.

 

 

                 잘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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