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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류형재애가 곧 구원이요, 가족이기주의가 가장 참담한 심판이다(연중 제20주일)
   2016/08/13  8:52

인류형제애가 곧 구원이요, 가족이기주의가 가장 참담한 심판이다

(연중 제20주일)

 

 

루카복음 12,49-53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기 위해 한 집안에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서서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서며, 부자, 모녀, 고부가 서로 맞서 갈라설 것이라고 예언하셨다(루카 12, 52-53).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는 부자관계, 모녀관계, 고부관계보다 더 친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배척하는 가정을 해체하고 하느님이 당신을 통해 새롭고 온전한 구원을 베풀어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로 새로운 가정을 이루신다. 예컨대 코르넬리우스(사도 10,1-11, 18)와 필리피 감옥의 간수처럼, 온 가족이 함께 그리스도인이 되어(16,33) 참된 평화를 누리는 새로운 가정이 태어났다. 예수님의 신비는 당신 어머니에게도 평화 대신에 칼을 안겨다주었다(루카 2,35). 베드로 사도도 몸소 가정을 버리고 나오신 예수님을 믿고 따라 가정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것이다(18,28).

 

가족들 중에서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와 싸우더라도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끝까지 보존해야 한다. 가족들이 예수님을 섬기지 않는 이유는 이기심 때문이다. 온 가족이 신앙인이 되어 서로 사랑과 우애를 돈독히 하려면 각자가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온 가족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닮아야 하느님과 전 인류를 한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는 하느님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모실 때에만 가능하다. 하느님은 성령을 내 마음속에 부어 이기심을 없애고 당신 뜻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해주신다. 대인관계를 훌륭하게 하는 사람은 예외없이 하느님을 제대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먼저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고, 다음으로 오늘 만난 모든 이들을 사랑하며, 마침내 세상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한다. 하느님이 나에게 가족들을 주신 목적은 그들이 예수님을 본받아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인도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가족은 짐이 아니라 복이다.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것이 가족이다.

 

가족이기주의를 이겨내 인류형제애를 실천한 극빈자 가정에 대해 성 마더 데레사가 이야기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나는 한 힌두 가족에게서 아주 특별한 이웃 사랑을 경험했다. 한 신사가 우리 집에 와서 말했다.

 

테레사 수녀님, 오랫동안 먹지 못한 가족이 있습니다. 어떻게 좀 해주십시오.’

 

그래서 나는 약간의 쌀을 가지고 즉시 그곳으로 갔다. 아이들이 여덟 명이나 되는 가정이 너무 가난해서 벌써 여러 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아이들은 오랜 영양실조로 얼굴에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얼굴에 슬픔이나 불행 같은 것은 없었다. 다만 배고픔의 깊은 고통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집의 어머니에게 쌀을 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쌀을 두 몫으로 나누더니 절반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내가 물었다.

 

어딜 갔다 왔습니까?’

 

그녀는 간단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웃집에요. 그 사람들도 굶주렸어요.’

 

나는 그녀가 쌀을 나눠준 것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실제로 더 많이 나눌 줄 아니까. 그렇지만 내가 놀란 것은 그녀가 이웃집이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슬람 가족이었습니다. 대개 우리 자신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는 자신의 고통만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마음을 돌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저녁 더 이상 쌀을 가져가지 않았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그들이 나누는 즐거움을 계속 누리게 하고 싶었다. 그곳에는 넘치는 기쁨과 즐거움과 평화를 어머니와 나누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어머니는 자신이 고통스러울 만큼 사랑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이 있는 가정, 바로 그곳이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다.”(마더 데레사)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는 재물을 아낌없이 쓰지만 불우한 이웃에게는 인색한 사람은 가족이기주의에 빠진 자이고 영생을 얻을 수 없다.

 

가족 이기주의는 개인 이기주의보다 훨씬 참혹할 때가 있다. 자기 때문에 남의 행복이 희생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일지라도 자기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남을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L. 톨스토이)

 

가족이기주의는 인류 최대의 화근이요 가장 참담한 심판이다. 평소에 불우이웃돕기에 관심을 가져야 죽기 전에 선행을 할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법이다. 가족이기주의를 버리고 자기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자기 가족들보다 못한 이들을 가족들보다 더 많이 보살피고 아끼는 사람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함을 아는 사람이다. 가족이기심이나 집단이기주의는 우리가 심판 받는 이유 중에서 가장 심각한 이유다.

 

부모님들이 먹고 살기 바빠 방치되다시피 한 수많은 가출청소년들이 범죄의 온상에 노출되어 있다. 탈북자들이 생지옥 같은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에서도 도망자 신세가 되어 짐승보다 못한 처지에서 고통 받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폭력과 살육과 전쟁의 희생이 되고 있다. 이 모든 비극은 가족이기주의 내지 집단이기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의 뜻이 짓밟히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애통해하고 개선하려고 나름대로 애써야 하느님의 자녀로서 복을 받을 수 있다.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도와주면 공격할지 모른다. 그래도 도와주어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면 당신은 발길로 차일 것이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나누어 주어라.”(마더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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